변신, 그리고 적응. 두산 김선우가 부활했다.
김선우는 28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동안 2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올시즌 들어 가장 긴 이닝을 소화하며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팀이 4-2로 앞선 9회말 마무리 프록터가 블론세이브를 하는 바람에 승리를 놓쳤지만, 앞으로 호투를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였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경기였다.
김선우는 무릎이 좋지 않아 시즌초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투구 밸런스를 좀처럼 찾지 못하다 보니 장기인 낮은 제구력도 크게 흔들렸다. 김선우의 트레이드 마크는 땅볼 유도. 떨어지는 변화구가 특기인 김선우는 국내에서 대표적인 땅볼 유도형 투수다. 투심패스트볼,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던지며 타자의 배팅타이밍을 빼앗는 솜씨가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시즌 들어서는 자신의 특기를 발휘하지 못했다. 전날까지 김선우는 땅볼아웃 82개, 플라이아웃 67개를 잡아 땅볼-플라이 비율 1.22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의 1.51과 비교하면 현격하게 떨어지는 수준.
역시 문제는 투구 밸런스와 변화구 제구력에 있었다. 김선우 스스로도 주위의 조언을 구하는 등 나름대로 해법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축이 되는 오른쪽 무릎에 힘을 100% 주기 어려우니 왼쪽 어깨가 일찍 열리면서 릴리스할 때 구종이 노출되고 제구력이 흔들리는 문제가 생긴 것이다.
김진욱 감독과의 상의를 통해 김선우는 최근 투구폼을 수정했다. 이날 김선우 투구폼의 특징은 글러브를 낀 오른손의 높이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즉 오른팔을 돌리는 순간 왼손의 높이를 가슴에서 배꼽 높이 정도로 낮췄다. 왼쪽 어깨를 릴리스 순간까지 앞으로 끌고 나올 수 있게 됨으로써 공을 좀더 앞쪽에서 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효과는 기대했던 대로 나타났다. 7⅓이닝 동안 종류별 아웃카운트를 보면 땅볼아웃 14개, 플라이아웃 3개, 삼진 4개, 도루자 1개였다. 땅볼이 플라이보다 4.67배나 많았다. 제구력이 안정을 찾으면서 몸에 맞는 볼 1개를 내줬을 뿐, 볼넷은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땅볼 유도에 쓰인 승부구는 투심이었다. 투구수 83개 가운데 투심을 52개를 던졌다. 131~145㎞까지 투심의 속도 조절을 통해 넥센 타자들의 배팅 타이밍을 빼앗았다. 우여곡절 끝에 해법을 찾은 김선우가 현재의 투구폼을 유지하며 호투를 이어갈지 다음 등판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목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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