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정근(46)은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돋보이게 하는 '명품조연'이다. 올해 들어서만 '하울링', '시체가 돌아왔다', '차형사' 등 세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오는 8월 9일 개봉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올 가을 개봉 예정인 '광해, 왕이 된 남자'에도 출연한다. 지난 1997년 영화 '일팔일팔'로 데뷔한 이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몇 작품 정도를 한 것 같냐?"고 하니 잠시 고민한 뒤 "20~30개 정도 한 것 같다. 연극까지 하면 100개 정도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수많은 작품에서 빼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신정근. 그에게도 소화하기 어려운 역할이 있을까? 의외의 답이 나왔다.
그는 "TV에서 넥타이 매고 나오는 회사원 역이 제일 어렵다. 회사를 다녀본 적도 없고 일상적이고 평범한 생활을 안 해봐서 그렇다. 오히려 튀는 역할은 편하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관객들에겐 형사반장 캐릭터로 익숙한 배우다. '하울링'과 '차형사'에서 형사반장 역할을 맡았다. 그는 "형사 역할을 그렇게 많이 하진 않았다. 올해 들어서 유독 그런 영화가 많이 개봉했다. 앞으로는 다른 역할도 많이 할 것"이라고 웃었다.
이어 "두 캐릭터가 다르다. '하울링'의 캐릭터는 인간적이기 보다는 옳고 그름이 분명하다. '차형사'에선 인간적이면서도 어수선하고 더러운 느낌이다. '차형사'의 시나리오를 봤는데 반장 캐릭터가 묘하더라. 컴퓨터를 너무 잘 다루고 무술도 잘하고 인격적인 면도 있더라. 이건 놓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렬한 눈빛과 뛰어난 액션 실력을 지닌 신정근은 형사 캐릭터를 가장 잘 소화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그런 그도 '부드러운 남자'가 될 때가 있다. 바로 두 딸의 앞에서다.
고등학교 3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 딸이 있는 신정근은 "아이들이 뽀뽀를 안 해줄 때 비굴하게 돈을 갖고 해달라고 한다. 한 번은 종로에서 티셔츠를 사가서 뽀뽀를 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연극반 생활을 하면서 꿈을 키워온 그는 "연기를 최대한 편하게 하자고 생각한다. 내가 편해야지 상대 배우도 편하다"며 "나만 돋보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70~80%까지만 하고 공간을 만들어놓는다. 옛날엔 100점을 맞으려고 했는데 지금은 다른 사람들과 다같이 100점을 만드려고 한다"고 전했다.
신정근의 배우로서의 목표는 뭘까? 그는 "목표라기 보다는 장래희망"이라며 "여행가"라고 했다. 이어 "나중에 아이들이 다 성인이 된 뒤엔 여행가가 되고 싶다"며 "아내와 같이 여행을 하고 싶다. 아내가 연극하던 시절 뒷바라지를 하면서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그건 갚아줘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항상 옆에서 '더 잘할 수 있어'라고 말 한 마디라도 좋게 하려고 해줘서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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