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유로]저력의 이탈리아, 그들은 이기는 법을 안다

by 박찬준 기자
이탈리아 선수단. 키예프(우크라이나)=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6.25/
Advertisement

'저력'이란 단어는 참 무섭다. 다른 객관적 요소를 무시해버린다. 이기는 법을 알고 있는 이탈리아는 이번에도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다.

Advertisement

이탈리아는 '전통의 강호' 혹은 '토너먼트의 강자'로 불린다. 언제나 끈끈한 모습으로 마지막에 웃었다. 전문가들이 만든 객관적 전력분석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번 유로2012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는 29일(한국시각) 폴란드 내셔널 스타디움 바르샤바에서 열린 독일과의 4강전에서 발로텔리의 2골을 앞세워 2대1로 승리했다. 이탈리아는 이날 승리로 유로68 이후 두번째로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탈리아의 힘은 벼랑 끝에서 언제나 극대화된다. 부담이 큰 경기일수록 더욱더 침착해지는 모습이다. 이런게 바로 '저력'이다. 객관적 전력에서 이탈리아는 독일에 밀렸다. 독일은 그리스와의 8강전에서 4대1 완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이탈리아는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다. 휴식시간도 독일이 이틀이나 더 많았다. 누가봐도 이탈리아가 불리한 상황이었다.

Advertisement

그러나 이탈리아는 늘 그랬듯이 자기만의 축구를 유지했다. 조급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유있는 변화로 난관을 탈출했다. 프란델리 이탈리아 감독은 조별예선 최종전부터 사용한 4-3-1-2 포메이션을 꺼냈다. 변화가 있었다. 좌우윙백에 수비력이 좋은 키엘리니와 발자레티를 투입했다. 사이드에서 주로 경기를 풀어가는 독일을 막기 위한 프란델리 감독의 묘수였다. 공격진에서는 발로텔리와 카싸노 투톱을 미드필드쪽에 포진시켰다. 독일 수비를 끌어올려 뒷공간을 노리겠다는 의도였다. 프란델리 감독의 노림수는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이탈리아는 발로텔리의 두골을 묶어 독일에 2대1 승리를 거뒀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이탈리아 선수들의 노련함은 대단했다. 이탈리아에는 이기는 법을 아는 선수들이 많았다. 독일 선수들은 이탈리아 선수들 앞에서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이탈리아 선수들은 순간순간 뛰어난 경기운영능력을 선보이며 경기를 주도했다. 애와 어른의 싸움처럼 보일 정도였다. 미드필드의 피를로와 데로시 콤비는 이탈리아의 핵심이었다. 피를로가 우아한 볼컨트롤과 정교한 패스로 경기를 주도하고, 데로시는 수비와 미드필드를 오가며 힘을 실었다. 독일은 견고했지만, 이탈리아처럼 유연하지 못했다. 독일이 이탈리아와의 메이저대회에서 8번(4무4패) 모두 이기지 못한 것은 이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Advertisement

이번대회가 열리기 전 이탈리아에겐 악재가 가득했다. 승부조작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왼쪽 윙백 크리시토는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카사노와 함께 프란델리식 패싱축구의 핵심이었던 로시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대진운도 좋지 않았다. '디펜딩챔피언' 스페인, '동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 '트라파토니가 이끄는' 아일랜드까지 만만치 않은 팀과 한조에 속했다. 자칫하면 조별예선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불안한 전망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이번에도 살아남았다. 스페인전에서 3-5-2 카드를 멋지게 성공시켰으며, 크로아티아전에서는 피를로의 프리킥 한방으로 무승부를 이끌었다. 아일랜드전에서 다시 한번 생존본능을 과시했다. 잉글랜드는 승부차기 끝에 제압했고, 독일은 가장 이탈리아다운 축구로 꺾었다.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 우승까지 단 한걸음을 남겨놓았다. 돌이켜보면 이탈리아는 최강이 아닐때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1982년 스페인월드컵때도 그랬고, 2006년 독일월드컵때도 그랬다. 그 전통이 쌓여진 이탈리아는 '저력'이라는 이름으로 이번대회에도 그만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Advertisement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독일은 이날 경기 포함, 메이저대회에서 이탈리아와 8번 싸워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4무 4패에 그쳤다.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