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스타는 위기에서 빛을 발한다.
FC서울은 고비였다. 역시 데얀(31·서울)이었다. 투혼이 빛났다. 또 하나의 언덕을 넘었다.
데얀이 1일 광주와의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19라운드에서 침묵의 터널에서 탈출했다. FA컵을 포함해 최근 5경기 연속 골문을 열지 못했다. 그는 이날 2골을 몰아치며 팀의 3대2 역전승을 이끌었다.
전반 광주에 0-1로 리드당할 때 서울은 암울했다. 데얀 덕에 전열을 재정비했다. 후반 23분 감각적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분 뒤 최태욱의 골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후반 38분 광주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어두운 그림자였다. 후반 42분 데얀은 몰리나가 얻은 페널티킥을 결승골로 연결했다. 서울은 이날을 포함해 최근 2차례의 페널티킥 찬스에서 몰리나가 실축했다. 부담이 될 수 있었다. 데얀에는 통하지 않았다. 2골을 몰아친 데얀은 리그 12호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상처는 있었다. 데얀은 경기 종료 직전 분통을 터트렸다. 후반 48분 경고를 받았다. 서울은 11일 원정에서 전북과 외나무다리 혈투를 벌인다. 데얀은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믿기지 않을 만큼 너무 힘들었다. 2주 동안 무려 6경기를 벌였다. 다행히 그 고비를 넘었다. 승리를 거둔 것에 위안이다." 미소가 흘렀지만, 전북전 결장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라며 아쉬워했다.
서울은 20일 FA컵에서 라이벌 수원에 0대2로 패한 후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날씨까지 무더웠다. 허우적거렸다.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을 달리다 28일 상주 원정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경기력은 기대이하였다.
데얀은 구세주였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서울은 40고지를 밟았다. 승점 41점(12승5무2패)을 기록,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선두 전북(승점 42·13승3무3패)과의 승점 차는 불과 1점이다. 자신감은 양보하지 않았다. 데얀은 "기회가 많았는데 골을 넣지 못했을 뿐이다. 팀 플레이가 나쁘지 않았고 분위기도 괜찮았다. 골결정력이 문제였지만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동국(전북)과 다시 어깨를 나란히 했다. 12골로 득점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외국인 최다골 경신도 목전이다. 샤샤는 10시즌 동안 104골을 터트렸다. 2007년 K-리그에 둥지를 튼 데얀은 통산 103호골을 기록했다. 타이 기록까지는 1골밖에 남지 않았다.
기록에 연연하지는 않았다. 데얀은 이동국과의 자신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매년 15골 이상 골을 넣으면 대단한 선수로 평가받아야 한다. 이동국은 33세에도 매년 15골 이상 기록하고 있다. 거의 매경기 골을 넣는 아주 좋은 선수다. 존중해야 한다. 이동국은 톱클래스다. 나의 장점에 대해서는 특별히 할 말은 없다. 내가 할 일은 골을 많이 넣는 것보다 팀 승리를 돕는 것이다. 우리가 해왔던 경기를 계속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6월의 뜨거웠던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 여름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데얀의 뜨거운 여름도 개봉박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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