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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단일팀, 베컴과 긱스의 엇갈린 운명

by 박찬준 기자
베컴(좌)과 긱스.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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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친구였다. 유스팀에서 함께 꿈을 키웠다. '명문' 맨유의 좌우날개를 맡으며 숱한 영광을 만들어냈다. 이적으로 함께 할 수는 없었지만, 여전히 서로를 최고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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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황금기를 함께했던 데이비드 베컴(37·LA갤럭시)과 라이언 긱스(39·맨유)가 단일팀 앞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스튜어트 피어스 감독은 3일(한국시각) 영국 단일팀 명단을 발표했다. 이변은 없었다. 피어스 감독은 당초 예고대로 라이언 긱스, 마이카 리처즈(24·맨시티), 크레이그 벨라미(33·리버풀)를 와일드카드로 선발했다. 긱스는 발탁의 환희를, 베컴은 탈락의 고배를 맛봤다.

영국은 4개 지역별로 축구협회가 독립한 1960년 로마 올림픽 이후 한번도 올림픽에 축구대표팀을 파견하지 못했다. 62년 만에 자국에서 열리는 런던올림픽을 위해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웨일즈,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축구협회를 설득에 나섰다. 진통끝에 지난해 6월 단일팀 결성에 합의했다. 관심은 와일드카드로 쏠렸다. 웨인 루니(27), 리오 퍼디낸드(34·이상 맨유), 프랭크 램파드(34), 존 테리(32·첼시), 스티브 제라드(32·리버풀)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누비는 수많은 스타들이 물망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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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컴과 긱스, 두 노장스타들도 출사표를 던졌다. 팬들도 지지를 보냈다. 선수생활의 끝자락에 있는 두 베테랑이 23세 이하 선수들을 잘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베컴은 런던올림픽 유치에 일조했으며, 긱스는 메이저대회 출전 경험이 없다는 점도 지지를 얻은 이유였다. 여기에 LA갤럭시와 맨유에서 변함없는 기량을 보이고 있었다. 베컴과 긱스는 "금메달로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특히 베컴의 경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시즌이 끝났음에도 영국에서 훈련을 이어갈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두 노장을 향한 호의적인 여론에 '좌긱스-우베컴'이라는 전설의 날개를 다시 한번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쏟아졌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피어스 감독은 수비 보강을 택했다. 리처즈를 선발하며 베컴을 제외했다. 피어스 감독은 "처음 감독직을 수락했을 때부터 내가 생각한 것은 선수의 컨디션과 체력, 활용 가능성 등만을 생각했다. 지금 18명의 명단이 영국 단일팀의 베스트 스쿼드라고 생각한다. 올림픽 출전을 희망했던 베컴의 생각을 존중하고 이번 대회가 그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잘 알고 있지만, 이것이 내가 뽑을 수 있는 가장 강한 스쿼드다. 미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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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컴의 올림픽 대표팀 제외로 영국은 시끌시끌하다. 찬반 양론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의 여론 조사 결과 응답자의 67%가 베컴의 올림픽 출전을 지지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간판 스트라이커였던 게리 리네커는 "베컴의 올림픽 대표팀 제외는 끔찍한 짓"이라며 피어스 감독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 잉글랜드 감독이었던 스벤 요란 에릭손도 "베컴은 무조건 데려갔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베컴도 아쉬운 눈치다. 그는 "당연히 실망스럽다. 하지만 나보다 올림픽 대표팀을 응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긱스 역시 친구의 탈락을 아쉬워했다. 그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베컴이 팀에 합류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금메달 획득이 가능한 팀을 만드는 것은 피어스 감독이다. 그는 그런 선택을 한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베테랑답게 팀의 성공에 대한 메시지를 아끼지 않았다. 베컴은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그들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를 바란다"고 했다. 긱스도 "런던올림픽과 관련된 간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흥분된다. 나에게는 엄청난 대회이며,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올림픽 대표로 선발된 이상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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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단일팀은 북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선수들을 제외한 채 잉글랜드와 웨일스 소속 선수들로만 구성됐다. 그래도 면면은 화려하다. 톰 클레벌리(23·맨유), 애런 램지(22·아스널), 다니엘 스터리지(23·첼시) 등 EPL에서 맹활약 하는 선수들을 대거 선발했다. 단일팀 최고의 스타로 주목을 받았던 가레스 베일(23·토트넘)은 부상으로 끝내 최종명단에서 제외됐다.

영국대표팀은 7월 20일 브라질과 모의고사를 치른 뒤, 본선 A조에 속한 세네갈(26일), 아랍에미리트(29일), 우루과이(8월 1일)와 차례로 경기를 갖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2012년 런던올림픽 영국축구대표팀 최종명단(18명)

GK=잭 부트랜드(20·버밍엄시티) 제이슨 스틸(22·미들즈브러)

DF=라이언 버틀랜드(23·첼시) 스티븐 코커(21) 대니 로스(22·이상 토트넘) 크레이그 도슨(22·웨스트브로미치) ★마이카 리처즈(24·맨시티) 닐 테일러(23·스완지시티) 제임스 톰킨스(23·웨스트햄)

MF=조 앨런(22·스완지시티) ★라이언 긱스(39) 톰 클레벌리(23·이상 맨유) 잭 코크(23·사우스햄턴) 애런 램지(22·아스널) 스캇 싱클레어(23·스완지시티)

FW=★크레이그 벨라미(33·리버풀) 마빈 소델(21·볼턴) 다니엘 스터리지(23·첼시)

※★은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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