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맨발 투혼으로 우승까지 일궈낸 그 장소에 다시 섰다. 골프장측에서 지난 5월 미디어데이에 그를 초청하며 전용기를 보냈고 대회 기간동안 프라이빗 게스트 하우스급 숙소도 제공하는 등 챔피언에 대한 예유를 갖췄다.
박세리(34·KDB금융)가 6일(이하 한국시각)부터 미국 위스콘신주 블랙울프런 골프장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14년 만에 우승 현장을 다시 찾았다. 박세리는 이 코스에서 마지막으로 열렸던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으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한국여자골프 사상 최초의 메이저대회 우승이었다. 당시 우승으로 IMF 구제금융 위기로 실의에 빠져 있던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줬고 한국에 골프붐까지 일으켰고 '세리 키즈'를 낳은 대회이기도 하다. 14년 만에 이 코스에서 다시 열리는 US여자오픈에 박세리는 '코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초청 받았다.
대회를 앞둔 박세리는 3일 "14년 전의 긴장감과 설렘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 정말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에서 많은 사람들이 반겨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라며 추억에 젖었다. 블랙울프런 코스에 대해서는 "1998년 기억으로는 엄청 어려웠던 코스였는데 더 길어졌다고하니 걱정이 많이 된다. 한편으로는 기대감도 크다"고 밝혔다.
14년 전 우승 현장에 함께 있었던 관계자들도 반갑게 맞아줬다. 국민과 그들의 관심이 반갑기만 하다. "내가 오기를 기다렸다면서 그날의 얘기를 나에게 하더라. 정말 놀랐고 감사했다. 즐거운 부담감으로 대회에 임할 생각이다."
LPGA 통산 25승을 거둔 박세리는 올시즌 7개대회에 출전해 톱10에 두 차례 이름을 올렸을 뿐 아직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2010년 벨마이크로 클래식 이후 우승 소식은 2년간 잠잠하지만 컨디션은 최상의 상태다. 샷 감각 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에 임하는 정신력도 남다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세리는 최근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이 부진하다는 질문에 다른 생각을 밝혔다. 성장한 '세리 키즈'들이 자랑스러울 뿐이다. 그는 "기대치가 큰 것 뿐이지 부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톱랭커에 많이 올라 있다. 다들 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디펜딩 챔피언' 유소연(21·한화), 지난해 유소연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내준 서희경(26·하이트), 올시즌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자 유선영(26·정관장), 최나연(25·SK텔레콤) 박인비(24) 등 한국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US여자오픈 한국인 통산 6승 도전에 나선다. 신지애(24·미래에셋)는 손가락 부상 치료로 불참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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