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프로야구엔 삭발이 유행이다.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짧은 머리로 야구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 선수 1∼2명이 시작해 전체로 옮아가기도 하고 아예 단체로 삭발투혼을 벌이기도 한다. 머리에 노랗게, 혹은 빨갛게 염색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땐 팬들이 정신이 해이하다는 등의 질책을 하기도 한다.
시즌 초부터 노랗게 염색한 머리로 나섰다가 얼마전 짧게 깎았던 홍성흔은 3일 "머리에 염색을 하거나 짧게 깎는 것도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염색의 경우는 팀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선수도 잘할 때는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지만 팀이 안좋을 때하면 팬들은 물론 심지어 팀내 동료들에게도 안좋은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것.
그러면서 홍성흔은 색다른 이론을 제시했다. 삭발보다 염색이 더 큰 의지의 표현일 수 있다는 것. "염색을 하고서 못할 경우 팬들의 질책이 쏟아질 것은 분명하다. 코칭스태프나 동료, 후배들까지 안좋게 볼 수가 있다"는 홍성흔은 "그러니 염색을 하면 욕을 먹지 않기 위해서 더욱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했다. 즉 염색이 삭발보다 더 큰 책임과 부담을 가진다는 것.
넥센 강윤구는 염색의 책임감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다시 돌아온 케이스다. 강윤구는 지난 6월 12일 노랗게 염색을 하고 나타났다가 하루만에 검정색으로 다시 바꾼 적이 있다. 강윤구는 "멋을 내기 위한 게 아니라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었을 뿐"이라며 "고등학교때까지 머리가 짧아 나에겐 삭발이 분위기 전환에 도움이 되지 않아 염색을 택했다"고 했지만 당시 정민태 코치에게 혼이 났다고. 정 코치는 "프로니까 멋을 부릴 수 있다. 하지만 야구선수라면 실력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앞선 등판이었던 10일 대전 한화전서 3⅔이닝 3안타 4볼넷 3실점의 부진을 보이는 등 올시즌 제구력 불안을 보인 그가 염색을 한 것이 좋지 않게 보인 것이다.
롯데 황재균은 3일 SK전을 앞두고 귀걸이를 했다. 올해 처음으로 귀를 뚫었다고. 홍성흔은 "저런 것도 분위기 전환을 위해 하는 것인데 성적이 좋지 못하면 팬들에게 욕을 많이 먹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전 8경기동안 타점이 없었던 황재균은 4-2로 역전한 4회말 1사 1,3루서 우측의 텍사스성 안타를 치고 1타점을 올렸다. 4타수 1안타 1타점. 아직 팬들의 평가가 나오긴 애매한 성적이다.
성적에 따라 헤어스타일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프로야구 선수들. 홍성흔은 "그만큼 야구팬들이 많아졌다는 게 아니겠나"라고 긍정적인 면을 봤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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