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의 핵심은 '기(성용)-구(자철)라인'이다. 홍 감독은 기성용(셀틱)을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가운데 하나로 박아놓았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기성용의 앞에서 공격을 조율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설 태세다. 기-구라인이 잘 풀려야 홍명보호가 산다. 기-구라인이 버벅대면 홍명보호는 기구한 처지가 되고 만다.
기-구라인을 잘 돌아가게 하는 자리가 바로 '기성용의 남자', 즉 또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다. 임무는 기성용의 수비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는 것. 기성용이 쏘는 중장거리 패스의 정확도를 높이게 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다. 많은 활동량과 강력한 수비력으로 무장한 선수가 필요하다.
홍 감독은 이 자리의 적임자로 박종우(23·부산)와 한국영(22·쇼난 벨마레)을 생각하고 있다. 박종우는 올림픽대표팀 최종엔트리에 든 미드필더 가운데 유일한 K-리거다. K-리그의 자긍심을 높여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똘똘 뭉쳤다. 소속팀에서도 김한윤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다. 부산의 강력한 수비를 최일선에서 이끌고 있다. 여기에 날카로운 프리킥도 갖추고 있다. 박종우는 "나는 K-리그의 자긍심이다. 이번 기회에 좀 더 K-리그를 어필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일본 J2-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영은 넓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수비력이 주무기다. 여기에 상대 에이스를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끈질김도 갖추었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갈고리'나 '지우개'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그만큼 수비력이 좋다는 뜻이다. 일본 현지에서도 'J2-리그에서 뛰고 있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찬사를 들을 정도다.
기성용의 남자가 되기 위한 두 선수의 자존심 대결도 뜨겁다. 둘은 4일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올림픽대표팀의 훈련에 앞서 서로의 장점을 어필했다. 박종우는 "한국영과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 하지만 내가 (한)국영이보다 1살 더 많다. 경기 조율과 컨트롤 면에서 능숙하다"고 말했다. 한국영도 지지 않았다. 한국영은 "(박)종우형보다 팀을 위한 희생적인 플레이에 자신있다. 더 열심히 훈련해서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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