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한국에 올 때마다 즐겁지만, 특별한 기분이 든다."
마치 10년 전으로 돌아간 분위기였다.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거스 히딩크 감독이 호랑이 엠블럼이 들어간 푸른색 훈련복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A대표팀을 이끌던 모습 그대로였다. 4강 신화의 종착점이었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기자회견실. 수많은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자에 앉은 히딩크 감독은 남다른 감회에 휩싸인 듯 했다. 동석한 송종국 TV조선 해설위원 역시 현역 때와 같은 훈련복 차림으로 히딩크 감독 곁을 지켰다. 30분 간의 짧은 시간동안 그들은 10년 전 대표팀 시절로 돌아갔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한 기분이 든다."
한국에서 전인미답의 신화를 일군 히딩크 감독은 지난 10년간 쉼없이 달려왔다.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에서는 박지성, 이영표와 함께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성공하며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시대'의 다리를 놓았다. 호주 대표팀을 이끌고 나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16강 진출을 일궈냈고, 2년 뒤 러시아를 유로2008 4강에 올려 놓았다. 무너져 가던 첼시를 단 2개월 만에 FA컵 챔피언으로 만들기도 했다. 지도자 인생 내내 경험하기 힘든 수많은 기억들 속에서도 그는 10년 전을 추억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모두들 내게 16강만 올라가달라고 부탁을 했다. 하지만 한국은 월드컵 무대서 강한 상대들을 차례로 꺾으면서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여러가지 좋은 기억을 얻었지만, 한국에서의 기억은 특별했다."
10년 만에 모인 코칭스태프, 제자들과 함께 상대할 팀은 2012년 K-리그 올스타팀이다. 팬투표 및 각 팀 지도자 추천을 받은 내로라 하는 인재들이 모였다. 열정만큼은 세계를 놀라게 한 10년 전과 같지만, 세월의 무게까지 이겨낼 수는 없는 법이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당시 모두가 하루에 세 경기를 거뜬히 뛸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한 경기도 힘들다"고 웃으며 "경험을 살려 효율적으로 경기를 풀어 가겠다. 많은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력을 펼쳐 보이고 싶다. (올스타전을) 축제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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