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설기현 "스페인? 어이없이 지지는 않을 듯"

by 신보순 기자
설기현.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3.11
Advertisement

"2002년 멤버라면, 스페인에게 어이없이 지지는 않을 겁니다."

Advertisement

유로2012, 스페인의 잔치였다. 스페인은 세계최강이었다. 앞으로 그들의 천하가 될 것이란 말에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스페인-이탈리아와의 결승전, 문뜩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2002년 월드컵이다. 당시 한국은 이탈리아를 16강에서, 스페인을 8강에서 꺾었다. 유럽최고의 팀을 말이다.

Advertisement

때맞춰 5일 K-리그 올스타전이 한-일월드컵 10주년 기념으로 꾸며진다. 하프타임 이벤트로 스페인전 때 펼쳤던 승부차기 대결도 있다. 그 때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기회다.

2002년, 그리고 태극전사들, 그리운 얼굴들이다. 이제 몇 안되는 현역 중 한명인 설기현(인천)에게 물었다. "지금의 스페인팀과 다시 만나면 결과가 어떻겠나"라고. 이 질문에 잠시 뜸을 들였다. 그리고는 "지금 스페인과 2002년 멤버가 다시 붙는다면 큰 점수차로 어이없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Advertisement

독일도 이길 줄 알았는데

들어도 들어도 즐거운 이야기, 또 듣고 싶었다. 2002년의 '신화'를 다시 이야기해 달라고 했다. "그 때에도 스페인은 완벽에 가까운 팀이었죠. 정말 힘든 경기였습니다. 우리가 운도 따랐던 것 같아요." 미소짓게 하는 기억이 하나 둘씩 계속 떠오르는 듯 보였다. "예선전에서 포르투갈을 꺾었죠. 16강에서 이탈리아를 이기고 스페인까지 잡고나니 자신감이 생겼어요. 4강에서 독일을 만났는데 당연히 이길 줄 알았어요. 4강까지 올라오면서 독일은 우리가 만났던 팀에 비해 그리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해서." 그 때 독일까지 꺾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상상만으로도 전율이 느껴졌다.

Advertisement

이야기를 듣던 중에 문뜩 한장면이 떠올랐다. 이탈리아전에서 골을 넣은 뒤의 설기현의 모습이었다. 당시 뭔가 하려다 멈칫하고는 무작정 뛰었다. 참 멋없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보니 K-리그에서도 설기현의 골 세리머니는 별다른 특징이 없다. "그렇게 멋이 없나요 ." 이유를 물었더니 웃는다. "뭐 내가 골을 많이 넣는 선수도 아니고 하니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요. 이탈리아전 때에는 뭔가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잘 생각이 안나는데 그냥 마냥 좋았죠." 그랬을 법 하다.

이 대목에서 '스페인과의 재대결'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사실 그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기는 해요. 당시 우리 팀은 강한 압박을 구사했고 강한 체력이 있었는데 지금도 스페인을 상대한다면 잘 먹힐 것 같아요. 어이없이 지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2002년 멤버와 스페인의 맞대결, 즐거운 상상이다.

국가대표? 당연히 뛰고 싶죠

시계를 현재로 돌려봤다. 지금의 월드컵대표팀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대표팀 후배들을 보면 기량면에서 그 때보다 뛰어나죠. 기술들이 많이 좋아졌어요. 다만 2002년 때는 우리에게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있었고 강한 체력이 있었어요. 또 히딩크 감독님이 세계축구의 흐름을 잘 알고 있어서 세계적인 팀과 만나도 잘 대비를 할 수 있었죠. 지금 대표팀도 충분히 준비만 잘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욕심은? "당연히 뛰고 싶죠. 하지만 그게 어디 마음만 갖고 되나요." 웃고 만다.

말이 나온 김에 올스타전에 대한 예상도 들어봤다. 이번 올스타전에서는 2002년 팀과 K-리그 올스타팀이 맞붙는다. "(김)남일이 형이나 나같은 현역은 상관없지만 형들이 문제죠. 그동안 관리를 너무 안해서 걱정이 많이 되요. 상대는 뭔가 보여주려고 나설텐데. 아무래도 현역인 우리들이 한두발 더 많이 뛰어야죠." 그래도 팬들에게는 감동적인 대결이 될 게 분명하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