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판 페르시가 끝내 아스널과 재계약을 거부했다.
판 페르시는 5일(한국시각)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스널과 재계약을 맺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7년간 이어진 아스널의 무관행진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는 "나는 개인적으로 많은 골을 넣었지만, 내 목표는 팀과 함께 트로피를 드는 것이다. 오랜시간 동안 고민했지만, 나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아스널은 판 페르시의 이번 결정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최근까지 "무슨 수가 있더라도 구단이 반 페르시를 잡아야 한다"고 밝혔을 정도다. 아스널은 마지막까지 판 페르시 잔류를 위해 구단의 주급체계를 포기하면서까지 정성을 들였다. 루카스 포돌스키와 올리비에 지루 등 수준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판 페르시의 환심을 사려고 했다. 그러나 판 페르시는 이를 외면했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판 페르시의 미래다. 판 페르시의 재계약 거부 소식에 영국 언론들은 일제히 판 페르시가 맨시티로 이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맨시티가 판 페르시의 주급으로 22만파운드를 제시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 정도다. 맨시티는 오랜기간 판 페르시에 러브콜을 보냈다. 로베르토 만시니 맨시티 감독은 공개적으로 팀에 판 페르시 영입을 조기에 확정해 달라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맨시티의 재력이라면 2000만파운드 정도로 예상되는 판 페르시 몸값을 지불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선결조건이 있다. 맨시티는 올여름 스타들을 영입하기에 앞서 기존의 고액주급수령자들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파이낸셜 페어플레이룰(FFP) 때문이다. 유럽축구연맹은 구단 재정 밸런스를 관리하기 위해 2011~2012시즌부터 두시즌간은 4500만 파운드(한화 약 810억 원)의 적자까지만 허용하기로 했다. 만약 이를 충족시키지 못할시 유럽클럽대항전에 출전할 수 없다. 이미 물쓰듯 돈을 쓴 맨시티로서는 돈을 쓰고 싶어도 쓸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에마누엘 아데바요르, 호케 산타 크루스, 에딘 제코 등과 같이 고액주급을 수령하는 잉여자원들의 이적여부에 따라 판 페르시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맨유와 유벤투스, 파리생제르맹도 유력한 행선지다. 맨유는 판 페르시가 재계약을 거부했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영입전에 합류했다. 최근 이적자금 부족으로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는 맨유에게 저렴한 판 페르시는 완벽한 영입대상자다. 다음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에 대비해 대어급 공격수 영입에 사활은 건 유벤투스도 판 페르시를 노리고 있다. 돈이라면 맨시티 못지 않은 파리생제르맹도 판 페르시 영입으로 공격진 보강을 원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도 판 페르시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판 페르시를 1년 더 잔류시킬 가능성도 있다. 아스널측은 맨시티의 계속된 선수 빼가기에 분노하고 있다. 지난 몇년간 콜로 투레, 가엘 클리시, 사미르 나스리, 아데바요르 등이 고액주급 유혹에 흔들려 맨시티 유니폼을 입었다. 어차피 큰 이적료 수익을 얻지 못할바에 판 페르시를 데리고 다음시즌 우승을 노리자는 얘기가 아스널 구단을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벵거 감독은 다음시즌 우승을 위해 선수 영입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돌스키와 지루의 적응이 불투명한 지금, 판 페르시와 함께 1년 더 모험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과연 판 페르시는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지. 이를 둘러싸고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상관 관계들은 올여름 이적시장을 뜨겁게 만들 것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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