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이 너무 많이 나서 전반 끝나고 세리머니 급조했다."
'TEAM(팀) 2012'는 3골 정도를 예상했다. 예상보다 골이 많이 나왔다. 전반이 끝난 뒤 선수들이 머리를 다시 맞댔다. 세리머니 아이디어 회의였다.
'TEAM(팀) 2012'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6대3 승리를 이끈 이동국(전북)이 2012년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의 MVP(최우수선수·34표)로 뽑혔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동국이 세리머니와 관련된 비화를 소개하며 환하게 웃었다. 평소 과묵하던 이동국도 축제의 장에서는 입이 화끈하게 풀렸다.
"경기장 와서 선수들이 몇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처음에 3개만 만들었다. 전반 끝나고 2개를 더 급하게 만들었다. 5개가 맥시멈이었는데 마지막에는 할 세리머니가 없어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회견장에 웃음이 넘쳐났다. 이동국의 말대로 'TEAM(팀) 2002'의 경기력은 10년 전 같지 않았다. 덕분에 'TEAM(팀) 2012'는 선배 앞에서 6골이나 작렬하며 온갖 세리머니의 향연을 펼칠 수 있었다. 에닝요의 첫 골에는 볼링 세리머니가 나왔고 이동국의 낚시 세리머니에 이어 왈츠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결국 6번째 골을 넣고 세리머니가 고갈된 'TEAM(팀) 2012'는 2002년 선배들이 보여줬던 단체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패러디 하는 것으로 '파티'를 끝마쳤다.
이동국은 "한국 축구의 역사를 만든 2002년 팀과 함께 경기를 뛰어 영광"이라고 했다. 하지만 경기를 느슨하게 뛸순 없었다. 굳은 결의로 해트트릭을 완성해냈다. 그는 '봐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승부조작을 하라는 거냐"고 맞받아 친 뒤 "이벤트 경기라도 느슨한 경기를 한다면 팬들이 재미가 없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하기 위해 골찬스를 살렸다"고 답했다.
2002년 멤버들의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나보다. 경기 전 부터 "비가 오면 선배들 무릎이 시릴 텐데"라며 독설을 서슴치 않았던 그는 이번에도 온갖 독설을 쏟아냈다. "2002년 멤버 중에 현역 선수들은 제기량을 발휘했다. 하지만 지도자들의 경기력은 엉망이었다." 마지막 결정타까지 날렸다. "마음은 있는데 몸이 안따라가는게 저런거구나라고 느꼈다."
이동국은 해트트릭으로 올스타전 최다득점자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총 12번의 올스타전에서 기록한 골이 무려 13골. K-리그 무대가 아닌 것이 아쉬울 뿐이다. 그는 "이벤트 경기에서 많은 골을 넣었는데 이런 경기 말고 K-리그에서 많이 넣었으면 좋겠다"며 "MVP는 2002년 멤버중에 나올 줄 알았는데 의외"라며 웃었다.
상암=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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