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독수리'는 달랐다.
최용수 서울 감독의 세리머니는 올스타전의 최고 양념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골을 터트리지 못한 한을 풀었다. 그는 전반 25분 설기현의 패스를 왼발로 차 넣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멤버인 'TEAM 2002'의 첫 포문이었다. 세리머니는 백미였다. 건재를 과시했다. 재치가 넘쳤다.
그의 선택은 이탈리아의 발로텔리(맨시티)였다. 최용수는 유로2012 독일과 이탈리아의 4강전에서 발로텔리가 그랬듯 유니폼을 벗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발로텔리의 찰진 근육을 따라가지는 못했다. 출렁이는 똥배(?)는 관중들을 포복절도하게 했다. 패러디는 계속됐다. 아일랜드와 이탈리아전에서 골을 터뜨린 발로텔리의 입을 막은 보누치(유벤투스)처럼 모든 선수들이 달려와 최용수의 입을 막았다. 악동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언행을 막기위한 동료들의 '착한 손'이었다. 재밌게도 가장 먼저 최용수의 입을 막은 것은 'FC서울의 제자' 최태욱의 손이었다. 안정환도 가세했다.
이날 만큼은 감독 최용수가 아닌 선수 최용수였다. 사실 최 감독은 일전을 앞두고 후반에 골을 예상했다. "히딩크 감독님이 어차피 선발로는 출전시키지 않을 것이다. 후반에 출전할 것 같은데 아마 그 타이밍에 (김)용대가 골문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한 골은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익살스러웠다. 골은 전반이었다. 상대는 FC서울 소속의 김용대가 아닌 울산의 김영광이었다.
그는 "10년의 기다림끝에 득점까지 해서 상당히 만족한다"며 기뻐했다. 그리고 "골 욕심은 났는데 실현 가능할지 몰랐다. 박지성이 얼마나 답답해할까 미안했다. 찬스가 왔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 유로 2012당시 발로텔리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안)정환이한테만 얘기했는데 빨리 기회가 왔다. 같이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 히딩크 감독이 발로텔리랑 가슴이 비슷하다는 말을 했다"며 웃었다.
최용수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미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결정적 득점 기회를 허공으로 날렸다. 그는 이후 부상으로 자취를 감췄다. 10년 만에 한을 풀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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