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가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마냥 쉬는 게 아니다. 오는 11월 개막을 앞두고 각 팀들은 훈련을 시작했다. 또 부상 선수들은 수술을 받거나 재활에 한창이다. 각 팀 사령탑과 프런트는 또다른 업무로 바쁜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 때문이다. 남자 배구의 경우 전체 전력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30~40%에 이른다. 따라서 각 팀들은 가장 적합한 외국인 선수를 뽑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대한항공과 KEPCO는 지난 시즌 뛰었던 선수와 재계약을 했다. 대한항공은 마틴과 재계약을 끝냈다. 마틴은 대한항공을 거친 외국인선수 중 보비(2006-2007, 2007-2008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재계약에 성공한 선수가 됐다. 슬로바키아 국가대표인 마틴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프랑스 1부리그와 터키, 이탈리아 리그를 두루 거친 거물급 공격수다. 이탈리아에서는 득점과 서브 부문 2위에 올랐고, 대표팀에서도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며 '2011년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지난 해 대한항공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탄력넘치는 점프를 바탕으로 높은 타점의 공격과 강력한 서브로 대한항공을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놓았다. 마틴은 실력만큼이나 승부근성도 투철했다. 정규리그 때부터 만성 어깨부상에 시달렸던 그는 포스트시즌에선 진통제를 맞고 나설 정도로 독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챔프 3차전에서 오른쪽 엄지손가락까지 다치자 더는 뛰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마틴은 최근 한국에 입국했다. 하지만 오른쪽 어깨가 좋지 않아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재활에 전념중이다.
KEPCO는 안젤코(크로아티아)와 계약을 끝마쳤다. KEPCO는 지난 시즌 주포였던 안젤코를 잡는데 성공했다. 안젤코는 한국형 용병의 대표주자다. 2007~2008시즌과 2008~2009시즌 삼성화재의 연속 우승을 이끌었고 2009년 잠시 일본행 외도를 했지만 다시 V리그에 복귀해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지난 시즌 37경기에 출전해 142세트에서 1063점을 기록했고 공격 성공률은 50.83%, 공격 점유율은 50.21%로 팀 공격력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외국인 선수 영입은 해결했지만 문제는 국내 선수들이다. 지난 시즌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가 많았던 KEPCO는 아직 선수가 보족한 상태다. 특히 주전 세터 확보가 가장 시급한 문제다.
지난 시즌 V-리그 최하위에 그친 LIG손해보험은 쿠바 출신의 거물급 외국인 선수 오레올 카메호 드루티와 계약했다. 2m7, 94kg의 거구인 카메호는 특이하게도 공격수이면서도 세터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예선전에서 최우수세터상을 받은 카메호는 이후 공격수로 전향, 레프트와 라이트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다.
반면 지난 시즌 우승팀인 삼성화재는 아직 외국인 선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뛰었던 가빈은 몸값이 크게 오르면서 러시아로 이적했다. 신치용 감독은 최근까지도 불가리아 등 외국 리그를 돌아보며 외국인 선수 찾기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해답을 못찾고 있다. 신 감독은 "괜찮아 보이는 선수는 몸값을 너무 높게 부르고, 몸값이 맞는 선수는 실력이 떨어진다"며 외국인 선수 영입에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도 지난 시즌 활약했던 캐나다 출신의 수니아스를 대신할 선수를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계약이 성사되지 않고 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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