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바랍니다. 부디 내일 경기까지 버텨 주세요. 저 보고 가실 거죠? 그냥 가시면 저 평생 한 맺혀 살지도 몰라요. 아직 하지 못한 한마디가 남아있으니. 꼭 꼭 꼭 힘내셔서 내일까지 아니 더 견디셔야 합니다.'
지난달 26일 노병준(포항)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암투병중이었던 아버지 노흥복씨(66)를 향한 사부곡이었다. 다음날인 27일 울산전에 나선 노병준은 1골을 넣었다. 하지만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팀은 1대3으로 졌다. 그날 경기가 끝나고 노병준은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노병준은 1일 홈에서 열린 수원전에 나섰다. 병상 중에 있는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뛰고 또 뛰었다. 골을 선물하고 싶었다. 막내아들이 뛰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가장 좋아하던 아버지였다. 2009년 컵 대회 우승 때도 곁에서 응원했다. 같은 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때 아버지는 일본까지 날아와 아들에게 축하를 건넸다. 노병준이 뛰는 곳에는 언제나 아버지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경기장을 방문한 것은 5월 26일 경남전이었다. 앰뷸런스를 타고 오는 열의를 보였다. 아버지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만 해도 노병준에겐 큰 힘이었다.
수원전에서 노병준은 뛰고 또 뛰었다. 유니폼 아래 언더셔츠에는 '아버지 사랑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골을 넣고 그 문구를 보여주고 싶었다. 동료들도 노병준을 지원했다. 후반 17분 교체되어 나갔다. 아쉬움이 컸다. 팀은 5대0으로 승리했지만 자신의 골은 없었다. 사랑의 고백을 선보일 기회도 사라졌다.
올스타전이 열리던 5일 노병준은 부산에 있었다. 아버지의 병세가 급속도로 악화됐다는 소식을 들고 한 걸음에 달려왔다. 마음의 준비를 했다. 6일 새벽 아버지는 노병준의 곁을 떠났다. 노병준은 다짐했다. '아버지, 하늘에서도 제가 뛰고 골넣는 모습 꼭 지켜봐주세요. 자랑스러운 아들이 될께요.'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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