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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원더스 이희성의 LG행이 남긴 것들

by 노주환 기자
LG에 신고선수로 입단하게 된 고양원더스 왼손투수 이희성. 사진제공=고양원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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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의 좌완 이희성(24)이 LG로 깜짝 입단했다. 삼성을 비롯한 일부 다른 프로구단에선 화들짝 놀랐다. 시즌 중간에 이런 식의 선수 보강이 가능하다는 걸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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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양 원더스가 최초의 독립야구단으로 출범했다. SK 사령탑을 지낸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지휘봉 아래 기존 프로팀에서 기량 미달 등으로 방출된 선수 등이 모였다. 당시 고양 원더스는 기존 프로팀에서 선수를 원할 경우 조건없이 보내겠다고 했다.

프로팀들은 처음엔 고양 원더스를 대수롭지 않게 봤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향후 고양 원더스 출신 선수들의 프로행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만들지 않았다. 논의를 하지 않은 건 아니다. 단장들이 참석하는 실무위원회에선 고양 원더스 선수 중 프로행을 희망할 경우 공개 경쟁을 통하도록 하자는 식의 구두 합의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당시 규정으로 못을 박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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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위원회 보다 한 단계 높은 상위 결정기구인 이사회(각 구단 사장들이 참석)는 좀 다른 식의 합의를 했다. 공개 경쟁까지 할 것도 없이 각 구단이 개별적으로 접촉해서 선수를 영입할 수 있도록 했다. 역시 그런 결정을 문서로 만들지 않았다.

현장 지도자들은 이렇게 고양 원더스 선수의 프로행을 두고 왔다갔다한 결정 사항들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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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최근 승률이 5할 밑으로 떨어진 LG가 허를 찔렀다. 다른 팀들이 전혀 생각지 않고 있었던 고양 원더스의 문을 두드렸다. 마운드 보강 차원에서 이희성을 전격 영입했다. 지난해 넥센에서 방출된 이희성은 고양 원더스에 입단했고, 올해 퓨처스리그(2군) 교류 17경기에서 3승2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다. 선수 육성에 재주가 있는 김성근 감독의 집중 조련과 많은 훈련량으로 기량이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제2의 이희성'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성근 감독은 "지금 투수 말고 야수 쪽에도 프로에 갈 만한 선수들이 3~4명 더 있다. 앞으로도 원하는 선수가 있으면 보낼 수 있다. 프로에 가는 건 언제든 환영"이라고 말했다. 선수 욕심을 갖고 있는 프로팀 감독들의 귀가 솔깃해질 수 있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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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원더스가 선수들을 육성해 프로팀에 보내는 건 국내야구 발전에 바람직하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분명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 KBO는 지금이라도 실무위원회와 이사회를 통해 충분히 따져 본 후 고양 원더스 선수들의 프로행 규정을 명문화해야 한다. 그래야만 나중에 이와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말썽의 소지가 줄어든다.

또 KBO는 고양 원더스와 프로팀 사이에 선수가 오갈 때 분명한 값을 치를 수 있도록 하는게 바람직하다. 선수는 스포츠판에서 냉정하게 보면 구단이 보유한 '상품'이다. 상품을 주고받을 때는 무상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유상의 보상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향후 있을 수 있는 과열 경쟁이나 뒷거래 등의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이희성이 LG에서 성공할 지의 여부를 떠나서 먼저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KBO는 팀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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