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독한 부진 속에 '중대 결단'을 예고했던 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의 말은 단순한 엄포가 아니었다.
성남 구단 안팎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믿었던 '특급이적생'들의 부진에 대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왼발의 달인' 한상운이 주빌로 이와타 이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전전 종료 직전 위험한 태클로 퇴장 명령을 받은 '중원사령관' 윤빛가람에게 일시적인 2군행을 명했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세르비아 특급' 요반치치 임대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미 6월말 공수의 핵인 외국인 선수 에벨찡요와 사샤를 내보냈다. 사샤가 빠져나간 센터백 라인엔 임종은과 윤영선이 있다. 국가대표 출신 황재원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에벨찡요 자리에는 지난해 전남에서 1년간 뛰었던 레이나를 영입했다. 사샤로 이적으로 발생한 '아시아쿼터'와 한상운의 이적으로 발생한 공격수 자리가 관심이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원샷원킬'로 고민을 해결해줄 '킬러'를 물색하고 있다.
선수단도 외형적인 변화를 통해 마음을 다 잡았다. 지난 3일 7월 들어 첫 훈련을 시작하며 선수단 전원이 머리를 짧게 깎았다. 삭발로 결의를 보여줬다. 8일 전남전을 앞두고 홈 유니폼 디자인도 바꿨다. 기존의 노랑상의에 빨강 마킹 대신 검은색 마킹으로 변화를 꾀했다. 프로축구연맹에 등록절차를 마쳤다. 사샤 대신 '터프가이' 김성환이 주장 완장을 찼다. 김성환의 성남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팬들의 김성환에 대한 애정 역시 뜨겁다. 트위터를 통해 '성남과 영원히 함께하겠다. 한입으로 두말하지 않는다'고 팬들에게 약속할 만큼 뼛속까지 '성남맨'이다. 터프한 플레이와 강인한 정신력으로 중원에서 확실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신 감독이 '캡틴' 김성환을 택한 이유다. 부주장은 선수들이 직접 뽑았다. '성남의 에너자이저' 박진포가 부주장에 뽑혔다. 프로 2년차로는 이례적이지만, 끈질기고 저돌적인 '성남 컬러'에 가장 부합하는 선수 중 하나다. 올시즌 성남의 부진 속에서도 박진포를 향한 성남 팬들의 믿음은 한결같았다. 오른쪽 풀백으로 전경기 선발출전한 유일한 선수다. 저돌적인 오버래핑, 헌신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요반치치 에벨찡요 등 외국인 선수들이 '머신'이라 부를 만큼 지치지 않는 체력을 자랑한다. 털털한 성격으로 선후배들 사이에 신망이 두텁다. 오른쪽을 모조리 장악했다는 뜻에서 '박사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6월 내심 연승을 기대했던 대전-인천-강원전에서 1무2패를 기록했다. 아시아챔피언스 출전티켓이 걸린 FA컵 16강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탈락했다. 악몽을 딛고 심기일전했다. 스플릿시스템 상하위 그룹을 결정하는 30라운드 중 이제 10라운드가 남았다. 마지막 남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사활을 걸었다. 신 감독은 3일 서포터스와의 간담회에서 "상위 스플릿인 8위권에 무조건 진입한 후 남은 경기에서 3위를 목표 삼겠다"고 했다. 새로운 목표를 위해 상처를 도려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다 바꿨다. 7월의 대반전을 꿈꾸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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