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의 조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연패를 당하지 말아야 한다'이다. 이전 경기의 패배를 빨리 잊고 팀을 추스리는 것은 강팀이 가져야 할 최대 덕목 중 하나다.
수원은 지난 1일 포항에 0대5로 대패했다. 창단 이후 최다골차 패배였다. 패배의 충격은 컸다. 선수단 분위기는 급격하게 처졌다. 8일 경남전은 분수령이었다. 선두권 경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포항전 대패를 끊고 승리를 거두어야만 했다. 강팀의 조건 중 하나인 '연패 불가'를 실현해야만 했다.
허둥지둥댔다. 올시즌 홈에서 열린 10경기에서 9승1무를 거둔 기록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경남의 빠른 공세에 수비진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름값이나 몸값에서 비교도 안되는 선수들이었다. 수원은 경남에게 3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2경기에서 8골. K-리그 최강 레벨을 자랑하는 수원 수비진이 무슨 일인지 무기력하게 축 늘어져 버렸다.
수원은 포항과의 경기 전까지 K-리그 18경기에서 15실점에 그쳤다. 경기당 1골도 내주지 않았다. 잠그기에 있어서는 한가닥 하는 팀이다. 보스나와 곽희주 등 대형 수비수들이 즐비하다. 이들의 뒤에는 곽광선 등이 버티고 있다. 높이와 몸싸움 등 체격적인 조건은 물론이고 축구 지능에 있어서도 상대를 압도한다. 수원이 선두권 경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수비의 힘이 컸다.
가장 큰 문제는 미드필더진이었다. 좋은 미드필더들은 넘쳐난다. 수원은 K-리그 곳곳에서 좋은 미드필더들을 대거 데려왔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최근 2경기에서 수원은 미드필더 최적 조합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포항전에서 수원은 서정진과 박종진을 좌우 사이드에 배치했다. 이들은 공격력이 좋다. 반면 수비력은 아쉽다. 박현범이 경고 누적으로 빠진 상황이었다. 이용래와 오장은이 그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서정진과 박종진이 공격에 치중하느라 빠진 자리를 메우지 못했다. 포항 미드필더들의 빠른 볼 돌리기를 막지 못하고 중원을 내주고 말았다.
경남전에서는 박현범이 돌아왔다. 오장은과 이용래 서정진으로 허리를 구성했다. 그러나 여전히 유기적인 움직임이 부족했다. 공격은 서정진에게만 맡겼다. 역습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이용래와 오장은의 위치 선정은 어정쩡했다.
허리가 흔들리자 수비까지 영향을 받았다. 보스나와 곽희주 모두 스피드가 좋은 선수들은 아니다. 뒷 공간을 쉽게 내준다. 상대의 빠른 역습에 속수무책이었다. 포항은 이 약점을 잘 활용했다. 경기를 결정지은 신진호의 두번째 골은 모두 뒷공간 공략에서 나왔다. 경남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반 추가시간 터진 까이끼의 골은 수원의 넓디넓은 뒷공간을 공략했던 결과였다.
윤성효 수원 감독의 용병술도 실패로 돌아갔다. 윤 감독은 수비수 양상민이 전반 44분 윤일록과의 공중볼 다툼 도중 부상을 당하자 미드필더 이상호를 투입했다. 이상호는 K-리그 복귀전이었다. 지난 1월부터 5개월간 아랍에미리트(UAE) 사르자로 임대됐다. 그러나 이상호는 겉돌았다. 전혀 팀에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후반 34분 교체투입된 스트라이커 하태균의 발끝도 조용했다.
한편, 포항은 전반 5분 만에 상주 김명운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0대1로 패배했다. 포항은 지난 1일 수원전 5대0 대승을 이어가지 못했다. 성남은 전남과의 홈경기에서 1대1로 비겼다. 5경기 연속 무승에 허덕였다. 인천은 적지에서 부산에 2대1로 승리했다.
김진회, 성남=전영지, 포항=이 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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