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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만,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다

by 민창기 기자
3월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벌어진 시범경기 롯데-넥?S전. 송지만이 6회 등판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김병현을 반기고 있다. 부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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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거기에 있었기에 무심히 잊고 있었는데, 불현듯 생각이나 바라보니 자리가 비어 있다.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송지만(39)은 시즌이 개막한 후 3개월 넘게 부재중이다. 지난 4월 8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전 이후 송지만은 1군 무대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런데도 프로 17년차 송지만의 공백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팬들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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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최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히어로즈가 예상 밖으로 크게 선전하고, 박병호 강정호 서건창 등 젊은 선수들이 맹활약이 팬들의 관심을 끌어갔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 송지만이 없었지만 히어로즈는 한때 선두를 달렸고, 전반기 내내 승률 5할, 중상위권을 지켰다. 송지만이 들으면 섭섭할 수도 있겠지만, 송지만 없어도 히어로즈는 잘 나갔다. 히어로즈는 2008년 팀이 출범한 후 가장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어떤 도발적인 말, 섭섭한 주위 환경도 송지만의 마음을 어지럽게 만들지 못한다. 1973년 3월 생, 1996년 프로 데뷔. 불혹을 앞두고 있는 송지만은 ??은 선수가 득세하더라도 베테랑 선수가 해줄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확실한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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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6일 청주구장. 연습경기에 앞서 넥센 송지만과 한화 박찬호가 반갑게 악수를 하고 있다. 둘은 1973년 생 동기생이다. 청주=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아프면 크게 아팠다

송지만의 2012시즌 시계는 개막 2연전의 두번째 경기였던 4월 8일 잠실 두산전에 멈춰 있다. 두산 이혜천의 공에 왼쪽 발목을 맞은 송지만은 이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뼈에 실금이 갔다는 진단이 나왔다. 통증이 가라앉자 4월 24일 퓨처스리그(2군 리그) 한화전에 나섰는데, 베이스러닝 도중 왼발목에서 딱 소리가 나면서 주저앉았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3개월 치료가 필요한 골절,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다. 하루라도 빨리 그라운드로 돌아오고 싶어 뼈에 핀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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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힘들었냐고? 그동안 잔부상이 별로 없었고, 이상하게 한 번 다쳤다하면 크게 다쳤다. 큰 부상 체질인 것 같다. 부상 처음 당한게 게 아닌데,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

7번-우익수로 2경기에 출전, 6타수 2안타 1타점 1도루 2득점. 올해 송지만의 성적표다. 지난 16년 간 2003년을 제외한 15시즌 동안 매년 100경기 이상씩 출전했는데, 부상에 덜미를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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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홈경기가 있는 날 부지런한 팬이라면, 경기전에 송지만이 티배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루한 재활치료를 거친 송지만은 하루 5시간 이상 재활훈련에 매달리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성실성에 관해 송지만을 따라올 선수가 있을까. 그러나 낮 12시부터 숨까쁘게 이어지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도, 언제쯤 1군 무대에 다시 서게 될 지 알 수 없다. 김시진 감독은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2군에서 경기 감각을 쌓은 뒤 1군에 등록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그게 이달 하순이 될 지, 다음달이 될 지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3월 21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시범경기 넥센-KIA전. 4회말 솔로홈런을 날린 송지만이 김병현등 선수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목동=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베테랑의 입지가 좁은 편이다. 여전히 30대 중반을 넘어서면, 구단과 감독 눈치를 봐야 한다. 감독들은 리빌딩을 명목으로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재편하려고 한다. 성적이 안 좋으면 세대교체, 젊은 선수 위주로의 체질 개선 이야기가 나온다.

송지만이 없지만 히어로즈는 신바람을 내고 있다. 3개월 넘게 재활훈련 중인 송지만은 불안할 법도 한데 초연한 듯 했다. 팀이 잘 나간다는 건, 그만큼 자신의 존재감이 미약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데도, 송지만은 긍정적이었다. 지금 나이에 그렇게 큰 부상을 당했으니 은퇴를 준비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에게 살짝 한 번 웃어주고 만다.

송지만은 "팀 성적이 좋으면 팀 분위기도 좋을 수밖에 없고, 그만큼 선수단 전체가 여유가 생긴다. 마음이 급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히려 팀이 잘 나가고 있기 때문에 어서 복귀해 힘을 보태야지 하는 의욕이 생긴다"고 했다.

송지만은 2~3년 전부터, 야구가 뭔지 알 것 같다고 했다. 어차피 복귀를 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자신은 주전 선수가 아니라고 했다. 주전과 백업을 오가면서 베테랑으로 해야할 일이 있다고 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다."

30대 중후반에 큰 부상을 당하게 되면, 열이면 열 자신의 능력이 한계에 다다른게 아닌가 의심을 하게 되고 은퇴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송지만을 달랐다. 베테랑 선수가 얼마나 잘 할 수 있는 지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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