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시대 오나.
8개구단이 2명씩 뽑을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모두 투수로 뽑으며 예상됐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이 한국프로야구에서 우뚝 섰다.
9일 현재 다승 선위를 보면 외국인 투수들이 싹쓸이를 하고 있다. 9승으로 공동 1위에 올라있는 4명은 두산 니퍼트와 LG 주키치, 삼성 탈보트 등 외국인 투수만 3명이다. 삼성 장원삼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넥센의 나이트가 8승으로 5위에 올라있고, 롯데 유먼이 7승으로 공동 6위, KIA 앤서니와 넥센 밴헤켄이 6승으로 공동 10위에 올라있는 등 다승 10걸에 올라있는 11명 중 무려 7명이 외국인 투수다. 장원삼과 함께 배영수(삼성) 이용찬(두산) 이용훈(롯데·이상 7승)이 외국인 투수와 다승경쟁을 하는 토종투수들이다.
이대로 외국인 투수의 강세가 후반기까지 이어진다면 2007년 이후 외국인 투수 시대가 다시 올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2007년은 역대 외국인 투수가 가장 강세를 보인 해다. 두산의 리오스가 22승에 평균자책점 2.07을 기록하며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 등 3관왕에 올라 MVP까지 거머쥐는 영광을 누렸다. 또 다승 10걸에 역대 최다인 6명이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투수가 다승왕에 오른 것은 2002년 KIA 키퍼(19승)와 2007년 두산 리오스(22승), 2009년 KIA 로페즈(14승) 등 3번이었다.
평균자책점도 외국인 투수의 잔치다. 넥센 나이트가 2.14의 평균자책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LG 주키치(2.24), 롯데 유먼(2.53)이 나란히 2,3위에 올라있다. 니퍼트가 2.86으로 6위, 탈보트가 3.35로 10위에 랭크되는 등 총 5명이 평균자책점 순위에 이름을 걸었다.
이렇게 외국인 투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선발투수들의 동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한화 류현진은 지난 8일 SK전서 간신히 3승째를 챙겼고, 지난해 MVP KIA 윤석민도 5승에 그치고 있다. SK의 왼손 에이스 김광현은 어깨 부상으로 늦게 합류했지만 4연승의 쾌조의 모습을 보였으나 근육 부상으로 다시 2군으로 내려가 있는 상태. 두산 김선우나 롯데 송승준 등 각 팀의 에이스가 된 해외파 투수들도 이상하리만치 부진을 보이고 있다.
한국 야구에 적응된 한국형 외국인 투수들이 많은 것도 한 원인이다. 니퍼트와 주키치, 나이트 등은 이미 한국에서 성공한 검증된 투수들이다. 또 그저 외국에서의 성적이나 구속만 보던 시대에서 벗어나 한국에서 잘 던질 수 있는 요소를 갖춘 투수를 맞춤형으로 찾는 구단의 스카우트 능력 또한 외국인 투수가 성공시대를 여는데 도움을 줬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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