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1)은 지난 7년 간 맨유에서 성공신화를 썼다.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1호, 아시아인 최초로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전, 200경기 이상 출전, 주장 완장 등등. 넘기 힘든 벽도 넘어섰다. 타지의 외로움, 아시아 선수에 대한 편견, 숱한 부상과 재활, 이적설 등과 싸워 이겨냈다. 실력으로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이제 맨유는 과거다. 현재와 미래는 QPR(퀸즈파크레인저스)이다. 도전이다. 박지성은 9일(이하 한국시각) QPR 입단 기자회견에서 "맨유에서 은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했다. QPR에서 도전하는것도 가치 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그동안 맨유에서 맛본 성공을 QPR에서도 이어가야 한다. '성공의 아이콘' 박지성은 두 가지를 극복해야 한다.
무릎 상태가 관건
박지성의 무릎은 현재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조금만 무리하면 금방 탈이 난다. 증상은 곧바로 알 수 있다. 경기를 치른 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이상이 느껴진다.
본격적으로 오른무릎에 물이 찬 것은 에인트호벤 시절 2003년 3월 오른 무릎 연골판 제거 수술을 한 뒤부터다. 2004년 9월 처음으로 무릎에 물이 차는 증상이 나타났다. 이후 오른무릎은 계속해서 박지성을 괴롭혔다. 2008년 6월 또다시 무릎에 물이 찼고, 2009년 10월에도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주기는 계속해서 빨라졌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코앞에 둔 6월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 때 무릎에 이상 신호가 와 스페인과의 평가전에 결장했다. 또 지난해 10월 한-일전에도 무릎 통증 때문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초 카타르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마크도 반납했을 정도다.
무릎 부상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허벅지 뒷 근육 부상도 두 차례나 당했다. 2009년 1월과 2011년 2월이다. 박지성이 오른무릎을 조심하다보면 부상은 예기치 않게 다른 안 좋은 부위에서 터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발목, 무릎, 허벅지 모두 하나의 연결고리로 봐도 무방하다.
지난시즌에는 허벅지 부상 외에는 무릎에서 이상 신호가 오지 않았다. 그러나 박지성은 20대 때와 몸이 다르다. 때문에 풍부한 경험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좀 더 영리한 플레이가 요구되는 이유다. 박지성은 QPR 입단 기자회견에서 올시즌 목표를 묻자 "팀이 지난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돕고 싶다. 또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마크 휴즈 감독의 팔색조 전술
박지성은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4-4-2 포메이션에 익숙해져 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중앙으로 이동해선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공격의 이음새 역할을 충실히 했다. 그러나 QPR에선 더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휴즈 감독은 "박지성은 팀의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휴즈 감독은 상대 팀과 내부 사정에 따라 팀 전술을 바꾼다.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쓰지만, 때로는 4-4-1-1, 4-4-2, 4-1-4-1 등으로 다양하게 변화를 준다. 자신의 역할에 대해 혼돈이 올 수 있다. 박지성은 휴즈 감독의 팔색조 전술에 대비해 또 다른 준비도 필요하다. 섀도 스트라이커나 중앙 미드필더로 보직이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멀티 플레이어 능력은 어딜 가나 필요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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