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연가시' 여름 오락영화로 안성맞춤

by 이지현 기자
Advertisement

본격적인 감염재난 영화를 표방한 영화 '연가시'. 원래는 곤충에 치명적인 기생충이었으나 인간의 탐욕에 의해 인간에 기생하여 인간의 뇌를 조종하여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는 변종 기생충 연가시로 인해 벌어지는 공포를 다루고 있다. 에이리언이 등장하지도 않고, 무서운 살인마가 등장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살인 기생충에 의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희생자로 인해 나라 전체가 아비규환이 되는 모습은 현실적인 공포를 안겨준다.

Advertisement

변종된 기생충 연가시는 숙주인 인간의 뇌를 조종해서 처음에는 식욕을 왕성하게 증가시키게 하여 인간을 통해 섭취된 영양분을 먹으면서 자라나고, 2-3개월 간의 잠복기를 거쳐 성장단계에 이르면 인간으로 하여금 급격한 탈수증세를 일으키게 하여 급기야는 물속으로 뛰어들게 만들어 자살을 유도하고 그 순간 인간의 몸속에서 빠져나가는 치사율 100%의 치명적인 기생충이다.

휴가철 강원도 계곡에서 물놀이를 다녀온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물속에 뛰어들면서 자살하는 사태가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게 되고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게 된다. 유망한 대학교수였다가 형사인 동생의 잘못된 권유로 인한 주식투자로 빚더미에 몰려 앉은 재혁(김명민)은 우여곡절 끝에 조아제약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면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그의 아내 경순(문정희)과 아들, 딸이 연가시에 감염되었음을 알게 된 재혁은 가족들을 살리기 위한 힘겨운 사투를 펼치게 된다.

Advertisement

한편 자신으로 인해 형이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 것에 대해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동생 재필(김동완)은 문제의 발단이 된 강원도 계곡에 조사를 갔다가 그 곳의 이장으로부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고, 조아제약의 주식을 사들인 일당들을 추적하다가 재난사태와 관련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고, 연가시 퇴치약인 '윈다졸'이 대량으로 숨겨진 곳을 찾아낸다.

정부는 별다른 대책도 내놓지 못한 채 우왕좌왕만을 거듭할 뿐이다. 재난 대책 연구원이자 재필의 애인인 연주(이하늬)는 정부의 무책임함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지만 공허한 메아리로만 남을 뿐이다. 더 이상의 전염확산을 명목으로 감염환자들을 따로 격리시키고, 급기야는 수용소 안의 모습들이 SNS를 통해 바깥 세상에 공개되는 것을 두려워한 정부는 환자들의 치료에 앞장서기보다는 오히려 핸드폰을 모조리 압수해가면서 점차 수용소를 바깥세상과 단절시키려 한다.

Advertisement

감염 환자들은 점점 몸속에서 연가시가 자라나면서 고통을 겪게 되고, 소방호스를 틀기 위해 좀비들처럼 몰려들면서 수용소가 아비규환이 되는 장면은 서글픔과 공포를 동시에 안겨준다.

연가시와 관련된 비밀을 밝혀내고 사건을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은 것은 결국 재혁과 재필이었다. 위기에 처한 가족을 구하기 위해 직접 사건 해결의 주체로 나선다는 설정은 2006년에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유사하다. 무능한 정부, 영악한 기업가 집단 등에 의해 재난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은 이 영화가 재난영화라기 보다는 사회 고발 영화의 성격을 띠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Advertisement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황당무계한 설정보다는 우리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상황과 설정, 그리고 풍자를 보여줌으로써 카타르시스의 효과를 더 키워준다는 점이다. 또한 김명민을 비롯한 주연배우들의 연기력이 영화의 몰입도를 더 높여준다. 특히 재혁(김명민)의 동생이자 주식투자로 전 재산을 탕진한 형사로 등장하는 김동완의 연기력은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고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김동완에게 더 이상 아이돌 그룹의 원조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아도 될 만큼 그의 연기력은 상당히 일취월장한 느낌이다.

다만 문제 해결방식이나 영화 하이라이트 부분의 극적인 장치 등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감염 기생충으로 인한 집단 공포, 그리고 빠른 스토리 전개는 여름 오락영화로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다. 10년 전에 이미 보여줬던 스토리를 천연덕스럽게 포장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보다 더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통해 막대한 돈을 들이지 않고도 충분히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영화 '연가시'는 여름용 오락영화로 즐기기에 손색없다. <양형진 객원기자, 나루세의 不老句(http://blog.naver.com/yhjmania)>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