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가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이와 관련해 재벌들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형국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8일 SKC&C에 일감 몰아주기를 한 SK그룹에 34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도 경제민주화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재벌들의 일감 몰아주기는 자금지원 형태로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캐피탈(대표이사 고바야시 마사모토)이 최근 공시한 올 2/4분기 계열사 대출현황이 대표적인 사례다.
롯데캐피탈은 호텔롯데가 26%, 롯데쇼핑이 20%, 롯데건설이 11%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그룹의 비상장 금융회사. 신동빈 롯데 회장(0.86%),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0.53%),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0.53%) 등 오너일가도 일부 지분을 갖고 있다.
롯데캐피탈은 2/4 분기에 코리아세븐(442억)과 롯데햄(240억), 롯데자산개발(200억), 롯데스카이힐CC(300억), 롯데피에스넷(50억), 롯데브랑제리(70억) 등 6개 계열회사에 약 1300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1/4분기 계열사 대출금액 2000억원보다 줄어들긴 했지만, 일반 서민들에게 적용하는 금리보다 무려 4~5배나 싼 대출금리가 논란을 낳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롯데캐피탈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에는 연 4.20~4.24%. 다른 계열사에도 5~7%대의 낮은 금리가 매겨졌다. 대출성격은 담보대출이 아닌 신용대출이라는 게 롯데캐피탈 관계자의 설명.
캐피탈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신용대출일 경우 통상적으로 8~10%대의 금리가 적용된다. 보통 캐피탈 회사들의 경우 은행이나 증권회사 등으로 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금리가 4%대"라고 전했다. 이같은 업계의 기준에 비춰보면 롯데캐피탈이 계열사에 적용한 금리는 지나치게 낮고 이는 결국 계열사를 우회적으로 지원해 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싼 은행권에서도 신용대출 금리는 6% 안팎이다.
이에 대해 롯데캐피탈 측은 "회사 규정에 따른 정상적인 대출이다. 계열사라고 특별히 낮은 금리를 적용하지 않는다. CP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역마진 대출은 불가능하다"고 특혜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전체 대출금액에서 계열사 대출은 15%선에 그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경제정의실천연합은 "재벌계열 금융회사는 오너의 사금고 역할을 하고 있다. 계열회사들이 좋은 조건으로 쉽게 대출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롯데캐피탈이 일반 직장인들을 상대로 신용대출 시 적용하는 금리는 신용도에 따라 최저 7.9%에서 최대 29.9%에 달한다. 때문에 개인들을 상대로 높은 대출 수수료를 받아 계열회사 지원에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롯데캐피탈 측은 "개인과 기업간의 거래는 완전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롯데캐피탈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고, 사회에 공헌하며, 직원이 일하는 보람을 느끼는 종합금융여신회사'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계열사에는 낮은 금리로 꿔주고 일반인들에게는 두자릿수의 금리로 돈놀이를 하는 것이 과연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고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롯데캐피탈은 지난해 자본금(1669억)의 절반에 이르는 8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고 올 1분기에도 182억원의 흑자를 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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