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가 올스타전 참가를 결정했다.
선수협은 13일 서울 마포 가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BO의 10구단 창단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며 올스타전 보이콧을 철회했다. 21일로 예정된 올스타전을 8일 남기고 보이콧을 철회한 배경을 무엇일까.
우선, '치킨 게임'에 대한 부담감을 꼽을 수 있다. 선수협은 올스타전 불참이란 극단적 상황에 대비,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팬 사인회 등 대체 프로그램을 진행할 야구장을 빌려놓았다. 하지만 사상 유례 없는 올스타전 불참은 선수협 입장에서도 정치적 부담이 큰 결정이었다. 우선 올스타전 무산을 원치 않는 팬들의 양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차적 책임이 10구단을 외면하는 KBO 이사회라고 항변한다 해도 '협상 조율과 문제해결 능력이 없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다. 선수협 김선웅 사무국장은 기자회견에서 "팬들을 위한 결정"임을 분명히 했다.
올스타전 불참 선수 처리 문제도 고민거리였다. 무단 불참 선수는 규약에 따라 올스타전 이후 재개될 페넌트레이스 10경기 출전이 정지된다. 이스턴리그의 경우 베스트10 전원이 롯데 선수일 정도라 징계가 현실화될 경우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다. 선수협은 KBO 징계 가능성에 대해 강경 대응을 시사했지만 시즌 보이콧 등 극단적 조치 외에는 딱히 징계를 막을 방법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KBO 이사회의 선제적 유화 제스쳐도 선수협을 압박하는 요소였다. 선수협은 지난달 KBO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관련 논의를 무기한 유보한다는 결정이 나오자 올스타전 출전을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9개 구단 대표는 비난 여론에 직면하자 지난 10일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을 KBO에 위임하기로 뜻을 모았다. 올스타전 보이콧이란 파국을 피하기 위한 선제적 유화 조치였다. KBO의 제스쳐에도 불구, 선수협이 강경대응으로 일관하기에는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기다렸다는듯 선뜻 보이콧을 철회하기에도 애매한 측면이 있었다. KBO 조치는 추상적이었고, 구체적 실행 방안이 담겨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수협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 때문에 기자회견 전날까지 선수협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기자회견 시작 1시간23분 전에 취재진에 단체 문자메시지를 통해 행사 일정을 30분 앞당기겠다는 통보를 하는 등 끝까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이사회가 10구단 창단 권한을 KBO 총재에게 위임했다는 내용이 불분명하고 신뢰할 수도 없지만, 구본능 총재의 의지와 실행능력을 신뢰하고 협조하기로 했다"는 발표 속에 고민의 흔적이 묻어있었다. 구두 약속을 받았을 뿐 명확한 조치에 대한 문서화 된 약속 등 구체적 보장 조치 없이 그저 위임한 꼴이 됐다. 구단 사장단과 KBO 총재를 포함한 집행부를 분리해 접근하겠다는 선수협의 대응. 하지만 KBO 이사회의 의사 결정 구조를 볼 때 이같은 접근법이 성공할 수 있을지 선수협 집행부의 협상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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