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붕 화이팅!"
13일 롯데와 한화의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구장. 경기를 앞둔 1루측 롯데 덕아웃에 있던 양승호 감독의 입에서 계속해 "멘붕"이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멘붕'은 멘탈 붕괴라는 용어의 약자로 최근 젊은층에서 충격적인 사건이나 상황을 통해 심리 상태가 무너진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양 감독에게 '멘붕'으로 지적당한 사람을 누굴까. 그 주인공은 바로 강민호였다. 사연은 이랬다. 강민호는 전날 열린 광주 KIA전에서 1회 어이없는 송구실책을 하며 실점을 내줬다. 5회에는 주루플레이 미스로 천금같은 추격의 기회를 날리기도 했다. KIA전만 놓고 보면 누가봐도 '멘붕' 상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강민호가 경기 후 양승호 감독에게 자진납세를 했다. 양 감독은 "강민호에게 '감독님, 더욱 정신 차리고 경기에 임하겠습니다'라는 문자 메시지가 왔다"고 밝혔다. 속상할 선수에게 딱히 어떤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야 할지 몰랐던 양 감독은 강민호에게 '에이~멘붕'이라는 답을 보냈다.
하루가 지나 여유를 찾은 양 감독은 멘붕이라는 단어가 재밌는지 강민호를 볼 때마다 "멘붕, 멘붕"이라며 큰 소리로 놀렸다. 강민호는 멋쩍은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전날 실수가 계속 생각나 속상할 강민호였지만 밀려드는 요청에 장시간 카메라 앞에서 밝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이날 오전 올스타전이 열리기로 최종 확정되면서 각 언론에서 베스트10 인기투표 최다득표자인 강민호, 9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된 홍성흔 등이 인터뷰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이 모습을 본 양 감독이 강민호에게 건넨 마지막 한 마디가 압권이었다. "어이 멘붕, 화이팅."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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