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두 미남 배우의 직접 비교는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지난 9일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는 장동건이 직접 부른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 OST '나보다 더'가 공개됐다. '나보다 더'는 서로 사랑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이별해야 하는 아픔을 노래한 곡.
특히 대표 미남 배우로 꼽히는 장동건이 직접 가창을 맡았다는 점이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 현빈과도 닮은꼴이라 비교가 불가피해졌다. 공교롭게 '신사의 품격'이나 '시크릿 가든' 모두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란 점에서 다분히 의도된 '상황 반복'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면 가요 관계자들은 두 미남 배우의 노래 실력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할까. 스포츠조선은 작곡가, 제작자, 매니저 그리고 홍보 담당자 10인을 상대로 장동건 '나보다 더'와 현빈 '그 남자' 에 대한 긴급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조각미남 배우간의 성대 대결 결과는?
그동안의 활동 경력만 살펴보면 장동건의 압승이 예상됐다. 장동건은 이미 지난 1994년 전철과 함께한 정규 1집 '프렌드십'을 발표했다. 이후 구본승과의 듀엣 앨범 '본승&동건', 솔로 정규 앨범 '에덴의 저편' 등을 발표해 가수라는 타이틀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반면 현빈은 '시크릿 가든' 이전만 해도 카메라에는 익숙했지만 헤드폰을 쓰고 노래를 녹음하는 과정은 낯설기만 했다.
그럼에도 설문조사에 응한 가요 전문가들은 현빈의 손을 들어줬다. 총 10명의 응답자 중 6명이 현빈에게 표를 던졌고, 4명이 장동건의 목소리에 호감을 나타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현빈의 2표 차 신승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장동건의 경우 현재 드라마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방영 중이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현빈의 승리는 더욱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현빈 우세 이유는?
설문조사 결과 가요 관계자들은 '순수 가창력'에 대해서는 장동건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그 우월한 목소리로 표현한 '나보다 더'보다는 현빈의 '그 남자'를 높게 평가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몰입도'에 있었다. OST는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주는 기폭장치 역할을 한다. 그래서 곡 자체의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작품과 노래가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지, 극 중 인물의 감정을 얼마나 표현해주는지가 핵심 요소로 꼽힌다. 결국 현빈이 더 '드라마에 어울리는 노래'를 불렀다는 설명이다.
나상천 이사는 "현빈이 좀 더 드라마틱한 노래를 부른 것 같다. 가사 전달이나 감정 표현 모두 극에 잘 이입되는 노래"라고 평했다. 김은아 과장 역시 "현빈이 감정이입을 더 잘 시킨 것 같다. 당시 그가 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외적인 요소 역시 애절함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 듯하다"라고 분석했다.
드라마 자체의 인지도 역시 현빈을 우위에 올렸다. '신사의 품격'은 자체 최고 시청률 22.0%를 기록한데 이어 '~걸로체'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크릿가든'이 기록한 자체 최고 시청률 35.2%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작품 파워가 OST의 성패를 갈랐다는 뜻.
박세진 이사는 "'시크릿가든'은 수 많은 화제를 몰고 왔던 작품이다. 그래서 OST에도 많은 관심을 두게된 것 같다. 또 백지영 '그 여자'가 앞서 큰 인기를 끌었기에 현빈의 '그 남자'에게도 관심이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장동건, 그래도 현빈보다 나은 게 있다면?
지난해 1월 발표된 현빈의 '그 남자'는 공개와 동시에 각종 온라인 음원 차트 1위를 싹쓸이했다. 특히 같은 시기에 아이유의 '좋은날', 시크릿의 '샤이보이', 동방신기의 '왜' 등 아이돌 그룹들의 노래가 발표됐지만 음악포털 도시락 월간차트에서 1월 최고 인기곡은 현빈이 차지했다. 말 그대로 '현빈 신드롬'이 가요계까지 강타한 것이다.
그런 만큼 장동건의 '나보다 더'에 대한 기대치는 높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공개 당일 반짝 톱 10에 머물더니 13일 현재 벅스 일간 차트에서 30위에 랭크돼 있다.
음원 순위 싸움만 놓고 본다면 후배 현빈에게 밀리며 굴욕을 안게 된 셈이다.
그럼에도 설문 응답자 중 상당수는 장동건의 '원숙미' 있는 목소리에는 높은 점수를 줬다. 안정감이나 내면의 깊이 같은 부분에서는 아직 장동건이 현빈보다는 한 수 위라는 것.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 OST인 '두근두근'의 작곡가 서재하 씨는 "노래는 연륜이라 했다. 장동건 씨가 전문 가수처럼 완벽한 고음과 기교를 낼 수는 없지만 가사에서 전달되는 슬픔은 충분히 표현되었다고 본다"며 "다만 발음의 끝처리가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평가했다.
당장은 장동건이 현빈과의 OST 대결에서 밀리고 있지만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현빈의 노래가 드라마 끝 부분에 공개된 반면 장동건의 노래는 이보다 앞서 공개된 만큼 방송이 거듭될수록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을 가능성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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