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1년 만이다. 주키치가 '알바'에 나섰고, 똑같이 수당을 받아갔다.
LG의 에이스 주키치가 불펜 등판했다. 17일 잠실 넥센전에서 2-1로 앞선 6회 구원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유원상-봉중근도 8,9회를 무실점으로 이어던지며 홀드까지 챙겼다. 데뷔 첫 홀드.
주키치의 불펜 외도는 국내 무대 데뷔 후 두번째다. 지난해 7월7일 대전 한화전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렸다. 잘 나가는 선발투수의 불펜 외도는 항상 논란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주키치와 LG 코칭스태프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지난해와는 분명히 다르다.
1년 전 주키치, 마무리 알바 뒤 본업을 망쳤다
선발투수의 불펜 등판은 좋았던 리듬을 깰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불펜피칭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르는 일도 있지만, 실전과 훈련은 분명 다르다. 불펜피칭은 70~80%의 힘으로 던지면 되지만, 실전 등판 특히 중간계투라면 100% 이상으로 전력투구해야 한다. 체력적으로 힘에 부칠 수 밖에 없다. 특히 무더위가 극심한 지금과 같은 때라면 더욱 그렇다.
실제로 중간계투로 나선 뒤 다시 선발로 던질 때 부진한 투수들이 있다. 1년 전, 주키치가 정확히 그랬다. 주키치는 6월 중순까지 2위를 달리다 4위까지 떨어진 7월 초 불펜투수로 나섰다. LG는 주키치 등판 전날엔 현재 퇴출된 에이스 박현준을 불펜 투입시켜 4연패를 끊었다. 제대로 된 마무리투수가 없던 당시 팀 사정상 에이스들이 연이어 임시 마무리 역할을 한 것이다.
어쨌든 주키치는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팀 승리를 지켜냈다. 하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지난해엔 6월에 장마로 많은 경기를 갖지 못했다. 박현준 주키치의 등판 역시 장마철 휴식이 있어 괜찮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었다.
하지만 주키치는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남은 3경기서 모두 부진했다. 정확히 3일 만에 등판한 잠실 KIA전서 6⅔이닝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16일 부산 롯데전서 5이닝 4실점(3자책), 21일 목동 넥센전서 3⅓이닝 5실점으로 장점이던 이닝 소화력까지 잃어버린 모습이었다.
올스타 휴식기까지 우천취소된 경기는 단 2경기에 불과했고, 주키치에게 휴식의 기회는 더이상 없었다. 한차례도 거르지 않고 로테이션을 소화했지만, 전반기 보여준 압도적인 모습은 사라진 뒤였다. 그리고 팀은 벌어놓은 게 있어 꾸역꾸역 4위 자리를 지켰지만, 8월 초 5위로 떨어진 뒤 돌아오지 못했다.
지난해 7월7일 대전 한화전에서 8회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올린 주키치. 승리를 지킨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스포츠조선DB
4일 전 조기강판, 그리고 올스타 브레이크!
주키치는 '불펜 알바'가 미치는 안좋은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하지만 그에게 비슷한 모습이 지난 17일 재현됐다. 이번엔 여러가지 상황이 달랐다. 향후 모습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일단 주키치의 등판은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 이뤄졌다. 여기엔 18일과 19일 비 예보가 있기에 우천취소 경기가 나올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었을 것이다. 로테이션대로라면 전반기 마지막 SK와의 3연전은 김광삼-리즈-주키치가 나올 예정이었다. 비로 등판이 날아갈 수 있는데 이 자리에 주키치는 너무나 아쉬운 카드다. 게다가 다른 카드도 있었다. 1회초 종료 후 비로 노게임이 선언된 지난 14일 잠실 넥센전에서 등판했던 이승우가 언제든 등판이 가능하다.
또한 이날 주키치의 등판은 흔히 선발투수들이 불펜피칭을 대신해 잠시 마운드에 오는 성격이 아니었다. 주키치는 지난 13일 잠실 넥센전에서 2⅔이닝 5실점으로 데뷔 후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최소 이닝 투구였고, 투구수도 48개에 불과했다. 힘이 철철 넘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엔 달랐다. 주키치의 불펜 외도는 선발로 던진 지 불과 이틀 만에 이뤄졌다. 주키치는 마치 80년대 명투수처럼 3연전 첫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8이닝을 던지고, 이틀 뒤 세이브를 올렸다. 8이닝을 막은 직전 등판 투구수는 무려 123개. 아무리 불펜피칭을 대신한 계투 등판이었다 하더라도 무리수였다. 팬들 사이에서 말하는 '혹사' 수준이었다.
이번엔 뒤에 올스타 브레이크라는 안전 펜스가 있다. LG 외에 다른 팀들도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는 휴식을 감안해 총력전을 펼치기 마련이다. 주키치는 충분히 쉴 수 있다.
주키치의 등장, LG 선수단 분위기 살렸다
이날 김기태 감독은 경기 전 주키치의 등판을 언급했다. 하지만 상황이 좋다면 안 나올 수도 있었다. 1점차로 박빙 상황이 되자 주키치는 5회 몸을 풀었다. 이는 이날 경기 분위기와도 연관돼 있다.
LG는 강팀이 아니다. 경기 중 형성되는 분위기를 쉽게 타곤 한다. 분위기가 좋을 땐 한없이 좋다가도, 연패에 빠진 뒤론 될 일도 안 될 정도로 침체에 빠진다. 이날도 그랬다. 이대형의 호수비 2개 이후 보란듯이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달아나기엔 힘이 부족했다. 1점차 상황,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를 만들어줘야 했다.
이날 선발 김광삼은 경기 전 스파이크를 신고 나온 주키치를 보고 의아해했다. 이윽고 주키치 본인에게 대기한다는 말을 들었다. 김광삼은 직감했다. 주키치가 자신의 뒤에서 유원상-봉중근의 필승조까지 이어주는 역할을 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선발투수 다음 나올 투수가 약한 게 LG의 취약점이다. 필승조까지 징검다리 역할을 할 투수가 마땅찮다. 김광삼은 5이닝을 전력으로 투구했고 승리를 챙겼다. 그리고 야수들은 8회 김태군의 스퀴즈번트로 끝내 달아나는 점수까지 만들어냈다. 주키치의 등판 자체가 연패에 빠진 LG 선수단의 두려움을 없애주는 '지원군' 역할을 한 것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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