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메이저대회중 하나인 브리티시오픈, 일명 '디 오픈'은 가장 자연 친화적인 코스에서 열린다.
거친 바닷바람과 무성한 러프는 골퍼의 실수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브리티시오픈은 '자연과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올해는 하나가 더 추가 됐다. 바로 '죽음의 벙커'다. 주최측은 '어렵게, 더 어렵게' 코스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19일(이하 한국시각)부터 제141회 디오픈(총상금 800만달러)이 열리는 영국 랭커셔의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장. 18홀 안에 포함돼 있는 벙커의 수를 들으면 '멘붕(멘탈 붕괴)'을 경험하게 된다. 무려 206개가 도사리고 있다. 돌아가면서 디오픈이 열리는 9개 코스 중 가장 벙커가 많다. 쩍 벌린 맹수의 입처럼 깊고 좁은 항아리 벙커들이 호시탐탐 선수들의 미스샷을 노리고 있다.
파3의 1번홀(205야드)부터 그린 주위 9개의 벙커가 골퍼를 기다린다. 17개의 벙커가 널려 있는 18번홀(파4·413야드)은 막판까지 안심할 수 없게 만든다.
16일 코스를 둘러본 지난해 우승자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는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벙커가 워낙 많아 샷의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며 벙커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벙커뿐만이 아니다. 거친 러프도 클라레 저그(우승컵)를 들어올리기 위해선 극복해야 할 요소다. 클라크는 "러프의 잔디가 거칠고 빽빽하다. 공이 러프에 들어가면 차라리 집에 가는 편이 낫겠다"고 고개를 내저었고 이번에 우승하면 세계랭킹 1위로 복귀할 수 있는 타이거 우즈(미국)조차 "제대로 경기하지 못할 정도로 러프가 무성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영국왕실골프협회는 9개 코스를 더 어렵게 만드는 데 1000만파운드(약 178억원)를 쏟아부었다고 한다.
코스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우승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선수는 역시 15번째 메이저 정상을 노리는 우즈다. 올해 시즌 3승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한 우즈는 역대 디오픈에서 세 차례 우승했다. 1996년 같은 코스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해 3언더파 281타의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다.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메이저대회 우승컵이 없는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와 슬럼프에 빠진 '차세대 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한국(계) 선수로는 최경주(42·SK텔레콤), 양용은(40·KB금융그룹), 김경태(26·신한금융그룹), 배상문(26·캘러웨이), 재미교포 케빈 나(29·타이틀리스트) 등 6명이 출전한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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