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도 얘기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던 정신적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성생활을 다시 할 수 있다는 사실보다'다시 남자가 됐다'는 의미가 더 큽니다."
서울 서초구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허모(54)씨는 5년 전 그날 밤 '사고'를 잊을 수가 없다. 아내와 영화 '색계'에 나왔던 체위를 시도하던 중 음경에서'뚝'하는 느낌이 들었다. 발기를 담당하는 음경 해면체는 '백막'이라는 신축성 있는 막에 싸여 있는데, 성관계를 하던 중 이 백막이 찢어지며 음경골절이 생긴 것이다. 허 씨의 음경은 손상된 쪽으로 휘는 만곡증까지 생겼고, 이후 발기부전으로 진행됐다.
"성생활을 못하는 것에 대해 집사람이 직접 불평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하지만 별 일 아닌데도 짜증을 부리는 일이 잦아졌고, 혹시 이것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닌가 짐작할 뿐이었어요. 확실한 건 아내가 변했다는 겁니다."
오랜 고민 끝에 허씨는 수술대에 올랐다. 허 씨가 받은 수술은 음경 보형물 삽입술로 양쪽 해면체에는 2개의 실린더를, 하복부에는 식염수 저장고를, 음낭에는 펌프를 삽입한다. 펌프 스위치를 누르면 식염수가 실린더로 흘러 들어가 발기가 이뤄진다. 발기조직은 그대로 살려두기 때문에 성관계 시 느낌이나 쾌감, 사정 등은 그대로 유지된다.
허씨의 수술은 성공(性功)클리닉 최형기 원장이 맡았다. 최 원장은 1985년 세브란스병원에서 성의학클리닉을 개설한 우리나라 성의학 1세대다. 최원장의 부친, 아들을 포함해 3대(代)가 연세대 의대 비뇨기과 출신이다. 최원장의 부친은 연세대 의대 전신인 세브란스의전에서 피부비뇨기과를 전공했고, 아들(최현민)은 성공(性功)클리닉 과장이다. 최원장은 2010년 정년퇴직 후 성공(性功)클리닉을 개원했다. 성에 공을 들여야 성공할 수 있다는 뜻으로, 오랜 경험이 만든 이름이다.
"이 병은 누구나 숨기고 싶어 하는데, 대학병원에서는 이런 프라이버시가 제대로 지켜지기 힘들죠. 우리 병원은 환자끼리 마주칠 일이 없어 프라이버시 보호가 확실합니다."
최 원장은 우연한 계기에 발기부전 수술 전문가가 됐다. 신장이식 미세수술법을 익히기 위해 1980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으로 연수를 갔을 때다. 당시 미국에서는 발기부전 수술이 꽤 발전해 있었다. 최 원장은 우리나라에도 꼭 필요한 수술이라고 생각해 진로를 바꿨다.
수술법을 익혀 귀국한 뒤 처음 수술한 환자는 독일에서 광부로 일하다 사고로 척추를 다쳐 발기부전이 생긴 환자였다. 그 환자 부부는 처음 몇 년 동안은 정신적인 사랑으로 견뎠지만, 남편에게 점차 의처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최 원장은 이 부부를 설득해 남편이 수술을 받게 했다. 최 원장은 "수술 결과를 확인하고 부인이 눈물을 흘리던 모습을 아직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수술 후 반드시 성생활을 다시 시작하지 않더라도, 남자로서의 능력을 되찾으면서 갖게 되는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 원장이 수술해준 환자 중 최고령은 89세이다.
최 원장은 수술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은 경계했다. "발기부전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발기가 안 되면 일단 원인을 제대로 찾아야 한다"며 "발기부전 환자의 70~80%는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고 나머지 20%가 수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수술을 받는다면 경험이 풍부한 의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나타나는 증상은 발기부전 하나지만 환자의 상태는 환자의 수만큼 다양하기 때문이다. 최 원장은 "비용 때문에 싼 값에 수술을 받았다가 잘못돼 재수술 받으러 온 환자가 수없이 많다"며 "삽입하는 보형물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각도, 크기, 길이 등이 달라 수술장에서 긴급하게 판단해야 할 다양한 상황이 있는 만큼 의사의 경험을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kwk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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