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된 영화 '연가시'는 사람이 연가시라는 기생충에 감염된 뒤 물 속에 뛰어 들어 자살을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실제 이와 비슷한 기생충이 현실에 존재한다고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美연구, "톡소포자충 감염 여성, 자살률 높다"
최근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팀은 톡소포자충(Toxoplasma gondii)에 감염된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자살을 시도할 확률이 높다고 발표했다.
톡소포자충은 고양이와 쥐 등을 숙주로 삼는 기생충으로, 고양이의 소화기관에서만 번식하기 때문에 흔히 '고양이 기생충'으로 불린다. 쥐가 톡소포자충에 감염되면 고양이의 오줌 냄새를 쫓도록 조종되고, 공포감이 사라져 고양이 앞에서도 겁을 내지 않아 쉽게 잡아 먹힌다. 고양이는 톡소포자충의 숙주이기도 하지만, 이런 쥐를 잡아 먹어 감염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야생 고양이의 감염 확률이 높다. 집에서 키우는 애완용 고양이는 비교적 안전하다.
사람의 경우 고양이의 배설물을 직접 만지거나 덜 익힌 고기, 씻지 않은 과일·야채를 날로 먹었을 때 감염될 수 있다. 익히지 않은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먹었을 때 감염 확률이 높다. 그러나 건강한 성인은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박상원 교수는 "미국 연구는 자살에 대한 다양한 변수를 무시하고 나온 결과로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사람이 톡소포자충에 감염됐다고 해서 어떤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고, 몇 가지 예외 상황을 제외하면 성인의 면역시스템만으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한 성인은 안전, 임신부는 '주의'
드물지만 사람이 감염된 고양이의 배설물을 만진 뒤 눈을 비벼 톡소포자충이 눈에 침범하면 망막염이 생기거나 망막 파괴로 실명할 수 있다. 임신부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박상원 교수는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상태에서 임신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임신 중에 감염되면 태아가 선천성 톡소포자충증에 걸려 기형이 되거나 유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톡소포자충증은 임신기간 중 태반을 통해 태아도 함께 톡소포자충에 감염돼 나타나는 증상으로, 출산을 무사히 한 뒤에도 뇌가 작아지거나 지능이 떨어지는 등 예후가 좋지 않다. 따라서 임신부는 날 음식이나 덜 익힌 고기를 먹지 않는 게 좋다. 과일이나 채소도 깨끗이 씻어 먹고, 고양이의 배설물에 손을 대지 않아야 한다. 혹시 접촉을 했다면 곧바로 물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 다만, 임신 중 필수 검사를 통해 대부분 감염 여부를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에 대처가 가능하다.
박노훈 헬스조선 기자 pnh@chosun.com, 이성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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