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승4무33패.
롯데가 전반기 마지막 1경기를 남겨두고 받아든 성적표다. 롯데는 18일 목동 넥센전에서 5대0으로 완승, 이날 패한 3위 두산과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리며 전반기 2위를 확정지었다. 지난해 정규리그 2위를 거둔 팀이기에 약간은 불만족스러운 성적일 수도, 지난해에 비해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들었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성적일 수도 있었다. 경기를 마친 양승호 감독에게 전반기 결산을 부탁했다. 그리고 롯데의 후반기 전망에 대해서도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4가 목표였는데…전반기 대만족."
숨가쁘게 달려온 전반기를 돌이켜본 양 감독은 "만족한다"는 딱 한마디로 결산을 시작했다.
롯데는 19일 넥센전에서 패한다 해도 40승4무34패로 올스타전을 맞이하게 된다. 5할 승률을 기준으로 봤을 때 승수가 +6이 되는 것이다. 양 감독은 "사실 시즌 전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이대호, 장원준 등이 빠져나가며 전력 공백이 많은 상황에서 정대현, 이승호 등 야심차게 영입한 선수들은 투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양 감독은 "5할 승률에서 승수가 4개만 많으면 후반기 해볼만하다는 계산을 했었다. 이것도 정말 최대치의 목표였다. 이 것만 놓고 봐도 전반기는 대성공"이라며 만족스럽다는 대답을 내놨다.
양 감독은 롯데가 이렇게 예상 외의 호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원인을 똘똘 뭉쳐준 선수들에서 찾았다. 양 감독은 "홈런, 타점을 많이 올려주는 이대호의 공백을 선수들이 잘 메워줬다. 한 명이 특출나지는 않지만 고르게 성적을 올려줘 팀이 더욱 단단해질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타점 분포를 보면 18일 경기까지 홍성흔이 44타점, 강민호 43타점, 박종윤 41타점을 기록하며 중심타선을 이끌었다. 여기에 손아섭, 황재균, 김주찬, 전준우, 조성환 등 주전 선수들이 24~30타점씩을 고르게 해주고 있다.
투수진도 선전했다. 군입대한 장원준의 공백은 새 외국인투수 유먼이 잘 메워줬다. 특히 양 감독은 FA로 영입한 정대현, 이승호와 SK로 둥지를 옮긴 임경완의 공백을 완벽히 메워준 김성배, 이명우, 최대성, 강영식에게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양 감독이 가장 고마워한 선수들은 바로 박준서, 정 훈, 김문호, 황성용 등 백업 요원들이다. 양 감독은 "주전 선수들의 부상 때 이 선수들이 활약해주지 못했다면 우리는 벌써 하위권"이라며 강팀의 조건은 백업 멤버들이 강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후반기, 욕심내지 않으면서 기회 엿본다."
자연스럽게 올스타전 이후 치러질 후반기 구상이 궁금해졌다. 감독으로서 지금의 성적에 만족할 수도 있지만 더 높은 고지를 점령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지 궁금했다.
일단 롯데의 위에는 삼성이라는 강팀이 굳건하게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밑에서 추격하는 팀들도 만만치 않다. 두산, 넥센, SK, KIA 등 모든 팀들이 언제든 치고 올라올 수 있는 저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또 상위권 팀과 중위권 팀들의 승차가 적어 연패에 한 번 빠지면 순위가 내려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양 감독의 목표는 현재의 승률 정도를 유지하며 지금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18일 경기까지 롯데의 승률은 5할4푼8리. 절대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고 했다. 양 감독은 "일부에서 부진한 선발 송승준, 사도스키가 제 컨디션을 회복하고 정대현이 복귀하면 1위도 넘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씀들을 하신다"면서 "하지만 모든게 감독이 원하는대로 될 수는 없다. 송승준, 사도스키가 컨디션을 못찾을 가능성도 있다. 정대현도 내가 직접 상태를 두 눈으로 체크한 후 만족할 때 등판시킬 것이다. 때문에 섣불리 전력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렇다고 감독으로서 1위에 대한 욕심을 아예 버릴 수는 없는 법이다. 양 감독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삼성, 두산 등 강팀들에게도 후반기 1~2번의 위기가 분명히 찾아올 것"이라고 단언하며 "우리 페이스를 유지하되 경쟁 팀들이 위기에서 휘청이는 모습을 보이면 그 때 승부수를 걸어보겠다"는 시즌 구상을 살며시 드러냈다.
물론, 전제조건은 롯데도 자신들에게 찾아온 위기를 잘 넘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 감독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양 감독은 "오늘(18일) 경기가 사실 큰 승부처였다. 비로 많은 경기를 쉬는입장에서 오늘 경기까지 패해 연패에 빠진다면 선수들의 자신감이 크게 떨어질 수 있었다"며 "하지만 선수들이 스스로 위기를 인식하고 똘똘 뭉쳐 헤쳐 나가는 모습을 오늘 경기에서 봤다. 그래서 후반기 레이스도 매우 희망적"이라고 진단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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