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같이 살다시피 했다. 훈련이 끝나면 함께 밥을 먹고 쉬는 날에는 같이 TV를 보고 게임을 즐겼다. 한날 한시에 동반골을 터트리는 기쁨도 맛봤다. 그러나 2년의 동고동락이 끝나다보니 서로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듯 하다.
'기-차 듀오' 기성용(23·셀틱)과 차두리(32·뒤셀도르프)가 '이별앓이'를 하고 있다. 기성용이 이별의 아픔을 먼저 전했다. 차두리의 이적이 발표난 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형. 나 놔두고 가기 있기 없기? 기-차가 드디어 탈선해버렸음. 우리 20101226일 생각하며. 사랑해 두리형"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기념일까지 있다. 기성용이 언급한 2010년 12월 26일은 기-차 듀오가 한 경기에서 골맛을 본 유일한 날이다. 세인트존스턴과의 리그 경기에서 0-0으로 맞서던 후반 46분 차두리가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2분 뒤 기성용이 같은 왼발로 득점에 성공하며 셀틱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차두리도 지난 9일 트위터를 통해 헤어짐에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성용아 보고싶다. 운동하러 가면 항상 뭔가 허전하고 어색하다. 네가 없어서 그렇자나. 2년간 정말 즐겁게 운동하고 생활했는데. 다음에 또 만날 수 있겠지."
최근 독일에 다녀온 '기-차 듀오'의 에이전트 추연구 C2글로벌 대표이사는 이를 보고 웃었다. "서로 연애편지 쓰고 있는 것 같다." 마치 헤어짐 뒤 '이별앓이'를 하고 있는 연인의 모습을 보는듯 하단다. 차두리는 독일에 아직 집을 구하지 못해 혼자 생활 중이다. 추 이사는 "두리가 프리시즌을 준비하면서 하루에 두 번씩 훈련하고 있다. 아직 집을 구하지 못해 호텔에서 혼자 생활하다보니 더 외로운것 같다. 기성용을 그리워하고 있다"며 목격담을 전했다. 최근 프리시즌을 위해 오스트리아로 떠나, 타지에서 외로움은 더해지고 있다.
차두리의 홀로서기 중이다. 주장은 아니지만 팀 내에서 '리더 역할'을 부여 받아 어린 선수들을 다독이고 있다. '동생' 기성용 같은 동료를 금세 사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익숙한 분데스리가라 적응도 수월하다.
기성용은 외로움을 느낄 시간이 없다. 한국의 사상 첫 올림픽 메달획득을 위해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런던에서 담금질 중인 기성용은 세네갈(20일)과의 평가전에 이어 26일 멕시코와의 조별예선 1차전을 앞두고 있다. 차두리와 달리 주변에는 절친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 등 동료들이 많다. 하지만 기성용은 같은 유럽에 있는 차두리와 문자를 통해 안부를 확인하면서 '형'을 챙기고 있다고 한다.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함께 하고 픈 '기-차 듀오'는 '이별앓이' 중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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