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 거리던 제주 유나이티드가 살아나고 있다.
제주는 잔인한 6월을 보냈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쓰러지자 팀도 무너졌다. 빠듯한 일정을 감안해 승점 9를 목표로 했지만 돌아온 것은 1승1무3패의 처참한 성적이었다. 선두권을 오가던 순위도 5위까지 추락했다. 7월들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울산(2대2 무)과 비기고, 대전(4대1 승)을 꺾으며 무패행진을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단연 '美드필더' 송진형(25)이 있다.
송진형은 12일 울산전 후반 45분 기가막힌 발리슈팅으로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박경훈 감독은 아직 채 지나지도 않은 7월의 분수령이 될 골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상승세를 탄 송진형은 3일 뒤 대전전에서는 두골을 몰아넣었다. 송진형이 한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것은 프로데뷔 후 처음이다. 산토스, 자일에 의존하던 제주 공격진은 2경기에서 3골을 터뜨린 송진형의 활약으로 살아나고 있다. 송진형은 "운이 많이 따랐다. 잘 때렸다기 보다는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기 때문이다"며 겸손해했다.
송진형의 골행진에는 전술적 변화가 한 몫했다. 제주는 7월 들어 공격 위주의 전술에서 실리축구로 변화를 꾀했다. 수비를 두텁게 한 뒤 카운터어택을 펼치고 있다. 송진형은 "역습 위주로 경기가 진행되다보니 카운터어택 과정에서 마크맨이 혼동스러워 하더라. 움추렸다 나가니까 조금 더 편한 상태서 슈팅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미드필드 파트너도 영향을 미쳤다. 제주는 최근들어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송진형의 파트너로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인 이승희와 오승범을 중용하고 있다. 아무래도 더 과감히 공격에 가담할 수 있게 됐다는게 송진형의 설명이었다. 송진형은 "장단점이 있다. (권)순형이형과 함께 할때는 워낙 패싱력이 좋아서 볼배분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이승희와 오승범은 수비력이 좋아서 수비에 대한 압박을 덜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감독님이 골을 노리라는 주문을 많이 하시는데 수비형 미드필더를 믿고 과감히 나설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송진형은 골이 터지자 신이 난다고 했다. 그는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지만 골이 들어가니까 힘이 난다"며 웃었다. 무엇보다 박 감독의 주문을 이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해 했다. 송진형은 "전부터 감독님이 골욕심을 강조했다. 원래 골을 잘넣는 타입이 아니라서 본의아니게 감독님의 주문을 어긋난 꼴이 됐다. 6월에 부진해서 7월들어 독한 마음을 먹었다. 선수들이 지지 않으니까 예전에 좋았던 모습들이 다시 나오고 있다. 다시 한번 재밌는 축구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제주를 춤추게 하는 송진형의 발끝을 주목해보자.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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