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또 하나의 K리그 부흥책 '영업 일수를 늘려라!'

by 정안지 기자
지난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수원과 제주의 K리그 경기의 한 장면. 수원=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6.17/
Advertisement

TV 예능 프로에서의 대화가 떠오른다. MC 윤종신이 게스트로 나선 배우 조인성에게 "인터넷에 조인성을 치면 야구선수 조인성만 세 페이지가 나온다. 너무 지명도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조인성이 답하길 "예능도 일주일에 3개 하면 많이 하는 건데 야구선수 조인성은 매일 경기가 있으니 내가 이길 수 없지 않느냐. 그럼 내가 일일드라마를 하면 될 것 같다".

Advertisement

이 짧은 대화가 K리그 판에 던진 메시지를 곱씹어보자. 봄에 개막해 여름을 거쳐 늦가을에 폐막하는 프로 축구는 프로 야구 시즌의 앞, 뒤로 한 달씩을 더 진행한다. 이 말인즉슨 프로 야구 피하고 싶어서 아무리 달려 봐도 야구는 계속 내 옆에 있어 피할 방법이 없다는 소리다. 그런데 야구는 비가 안 온다는 가정 하에 일주일에 한 번을 쉬지만, 축구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주중, 주말에 걸친 주 1~2회 경기가 전부다. 조인성의 답변을 참고해보자면 축구는 종목 특성상 언론 노출도 면에서 경쟁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K리그와 팬들의 애정 관계가 더 깊어지는 데에는 분명 걸림돌로 작용할 요소다.

올해로 부임 2년째를 맞는 프로축구연맹의 수장 정몽규 총재도 지난 4월, 이 부분에 대해 "경기 일수를 최대한 확보하라"며 확실히 짚고 넘어갔다. 아직은 과도기적인 단계이며 일주일 내내 K리그가 열릴 수 있도록 지혜를 짜내겠다는 것이 프로축구연맹의 답변. 그렇다면 지난해와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K리그를 즐길 수 있게 된 날이 1년에 며칠이나 될까.

Advertisement

먼저 K리그 + 리그컵 대회 조합으로 치러졌던 2011시즌과 K리그만 치러지는 2012시즌의 성격을 무시한 채 영업 일수를 따져보자. 2011년은 정규리그를 마친 뒤 치러진 플레이오프와 리그컵 대회의 토너먼트를 모두 포함해 1년에 총 74일 동안 K리그를 즐길 수 있었다. 2012년은 9월부터 시행될 스플릿 시스템이 예정대로 진행됐을 경우 총 85일 동안 K리그와 함께할 수 있다. 정규리그 30경기에 리그컵 5경기, 최소 35경기 정도를 치르면 됐던 지난해와 정규리그 30경기 스플릿 14경기, 무조건 44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올해의 제도 차이가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비교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해볼 때는 어떠할까. 정규리그 30경기를 보내야 하는 건 지난해나 올해나 같다. 지난해의 경우엔 3월 5일부터 10월 30일까지 30라운드를 총 60일에 걸쳐 치렀고, 올해의 경우엔 3월 3일부터 12월 2일까지 총 65일에 걸쳐 소화할 예정이다. 아직 눈에 띄게 늘어난 정도는 아니라고는 해도 분명 영업 일수는 늘어났다. 특히 ACL에 나서는 팀들을 배려해 생겨났던 금요일 경기 외 목요일 경기가 6, 7, 8월에 새로이 자리 잡은 결과라고 분석할 수 있다.

Advertisement

영업 일수는 늘렸는데, 영업 실적이 좋지 못하면 그것도 문제다. 문은 자주 여는데 손님이 없으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ACL 무대에 서는 팀에 한해 치러진 금요일 경기는 일단 제쳐놓고, 이번에 새로이 뽑아든 '목요일 경기 카드'가 같은 주중 경기인 수요일과 비교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는지 알아보자. 총선으로 임시 공휴일이었던 4월 11일 수요일 경기와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6월 14일 인천vs포항의 경기는 집계에서 제외했다.

프로축구연맹에서 공식 발표한 관중 수에 따르면 수요일 경기는 울산(2회), 제주(2회), 대전(2회), 인천, 강원, 광주, 전북, 수원의 홈구장에서 총 11번 열렸고, 총 7만1410명, 경기당 6491명을 동원했다. 목요일 경기는 울산(2회), 상주(2회), 인천, 강원, 광주, 전남, 서울의 홈구장에서 총 9번 펼쳐졌고, 인천을 제외한 총 8경기에 3만4940명, 경기당 4355명을 불러들였다. 절대적인 수치에서는 수요일 경기가 목요일 경기를 2000명 정도 앞섰다.

Advertisement

그런데 이 수치만으로는 정확한 비교가 불가능하다. 홈 관중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팀, 이를테면 수원, 전북, 제주 같은 곳에서는 수요일 경기만 열렸다는 변수가 있다. 또, 홈 팀으로서 상대한 원정 팀의 인기가 차이 난다는 점, 아직은 비교 대상(수요일 11번 vs 목요일 9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 등이 오차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다만 주중 축구 경기는 수요일에만 열린다는 기존의 인식을 깰 수 있는 홍보만 뒷받침된다면 울산(제주전)과 상주(서울전, 수원전)의 경우처럼 홈경기 평균 관중을 뛰어넘는 수치도 충분히 기록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지금 계산대로라면 주 2회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경우, 수요일-토요일 & 목요일-일요일 같은 식으로 일정을 짜 일주일에 4번 정도의 노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월요일처럼 다소 부담스러운 요일만 피한다면 영업 일수를 보다 늘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팀당 부담해야 할 경기 수는 같으면서도 K리그는 매일 언론 보도를 탈 수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이 제각각 슬로건을 발표하고 있는 요즘, K리그의 슬로건은 '보고 싶을 때마다 볼 수 있는 리그, 더 자주 볼 수 있는 리그'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TV 중계를 통해 K리그를 접할 기회도 더 늘어나는 걸로!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