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에번스. 수영팬들은 기억할 것이다. 중장거리의 전설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3관왕(자유형 400, 800m, 개인혼영 400m),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8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로 41세다.
그녀는 최근 힘겨운 도전에 나섰다. 런던올림픽 미국수영 대표 선발전에 출전했다.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로 말이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800m에서 65명중 53위, 400m에서는 113명중 80위에 그쳤다. 아쉬움은 남았다. 하지만 후회는 없었다. "다시 수영을 할 수 있었고, 많은 사람이 응원해줬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내가 직접 해냈다는 것에 만족한다." 경기 뒤 그녀의 말이다.
올림픽, 그리고 도전. 가슴을 뛰게 한다. 보는 이에게는 감동을 준다.
이번 올림픽에도 많은 아름다운 도전이 있다. 에번스를 대신해 줄 인간승리의 주인공들이다. 그들은 이미 승자다.
의족 스프린터의 도전
"내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런 날 중의 하루다."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대표다. 이번 올림픽에 1600m 계주와 400m에 출전한다.
국내팬들도 잘 알고 있는 그 '의족 스프린터'다. 지난해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400m 준결승까지 진출했었다. 그의 불굴의 정신에 모두들 가슴이 뭉클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종아리뼈가 없이 태어났다. 생후 11개월 때 무릎 아래를 절단해야 했다. 하지만 장애는 걸림돌이 아니었다. 보철 다리를 끼고 달렸다.
올림픽의 꿈을 꾼 건 2008년 베이징 때부터다. 당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보철다리의 탄성이 기록 작성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출전에 반대했다. 소송을 걸었다. 끈질긴 노력끝에 스포츠중재재판소(CSA)로부터 '올림픽 출전에 문제가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그 때는 올림픽 출전자격인 A기록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무산될 뻔했다. 국제대회 A기록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남아공육상연맹이 선발규정을 완화, 마침내 꿈을 이루게 됐다.
65세 베테랑의 꿈
세월앞에 장사는 있다. 캐나다 승마대표 이안 밀러(65)가 분명히 말을 해준다.
밀러는 이번 올림픽이 10번째다. 이제 올림픽 사상 최다출전의 주인공이 된다.
1972년 뮌헨 때부터 올림픽에 나섰다. 그 때가 25세였다. 이후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빼고 모두 올림픽 무대에 섰다.
그동안 40개 이상의 국제 그랑프리 메달을 땄다. 그랑프리와 경마대회 우승 북미 최다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 메달의 꿈은 지난 베이징 때에 이뤘다. 장애물 비월 단체전에서 2위를 차지,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런던올림픽 출전종목은 당연히 '장애물비월'이다.
엄마의 꿈
누르 수리야니 무함마드 타이비(30)는 곧 엄마가 된다. 현재 임신 8개월이다.
무거운 몸에도 그녀는 올림픽에 도전한다. 말레이시아 사격 대표다. 말레이시아 사격에서 처음으로 올림픽에 나서는 여자 선수이기도 하다.
실력도 있다. 2010년 영연방경기대회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땄다.
사격에서는 임신한 선수들이 가끔 보인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때는 김윤미가 임신 6개월의 몸으로 2관왕에 오르기도 했다.그렇다고 해도 쉬운 도전은 아니다.
그녀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임신한 몸으로 올림픽에 나서는 건 분명히 도전"이라며 "임신으로 체중이 늘어나서인지 더 안정감이 생겼다. 뱃속 아이가 발로 차면 '엄마가 지금 총을 좀 쏴야하니 잠시만 조용히 해주렴'하고 말을 걸면 된다"며 웃었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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