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 안에 퀄리티 높은 영상을 찍는 걸로는 한국 스태프들이 최고입니다."
SBS 월화극 '추적자 THE CHASER'(이하 추적자)가 모처럼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의 여운을 안겼다.
하지만 그 사이 우리가 잊고 있는 게 있다. 바로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생방송 제작' 관행이다. '추적자'는 후반부 들어 시청률에 탄력이 붙으면서 1회 연장이 결정됐지만 대본 집필을 맡은 박경수 작가의 건강 악화로 결국 계획이 취소됐다. 그도 그럴 것이 '추적자'는 시작부터 사실상 생방송 시스템으로 돌아갔다.
SBS의 예상치 못한 편성 불발로 인해 지난 4월 초 급하게 캐스팅이 이뤄지면서 촬영이 시작됐다. 당초 완성된 대본이 많지 않은 상태였다. 더욱이 '완벽함'을 추구하는 작가의 성향상 대본 집필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었다. 월요일인 지난 16일 방송분 대본이 앞서 목요일인 12일까지도 나오지 않아 주요 배역 연기자들이 무작정 대기하기도 했다.
SBS 수목극 '유령'도 심각하긴 마찬가지. 수요일인 18일 방송분 대본 초고가 앞서 월요일인 16일 오후에야 나왔다. 역시 쪽대본이다. 이를 걱정어린 시선으로 보자, 한 드라마 관계자는 "그 정도는 흔한 경우다. 어떤 드라마는 심각할 땐 방송 하루 전날 대본이 나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생방송 드라마'의 심각성이 도를 넘어 이제 불감증으로 나타나고 있다.
'생방송 드라마'의 폐단은 이밖에도 많다. 지난 5월에는 쪽대본 때문은 아니지만 KBS2 수목극 '적도의 남자'가 최종 편집을 시간 내 맞추지 못해 방송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해 SBS 수목극 '싸인'은 마지막회에서 화면조정용 '컬러바'가 난데없이 등장하는 어처구니 없는 방송사고를 일으켰고, 앞서 종영한 SBS 주말특별기획 '시크릿 가든'도 마지막회에서 스태프의 음성이 들어간 콘서트 장면을 내보내 시청자들의 원성을 들었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생방송 제작' 관행의 원인은 시스템과 경영상의 문제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편성돼야 캐스팅 확정, 제작 준비 기간 너무 짧아
우선 드라마 편성 채널과 편수가 증가하면서 여유있게 제작 준비를 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박상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국 팀장은 "미국의 경우 예를 들어 1월에 샘플 영상을 만들면 3월경에 광고주를 모집한 뒤 본촬영을 시작해 가을께 첫 시즌 방송을 내보내는 식이다. 6개월 정도 제작기간이 확보되는 셈이다. 드라마 전체 분량의 80%가 사전 제작되고 나머지 20%가 방송 중에 촬영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편성이 된 후에야 캐스팅이 확정되고 스태프 구성이 이뤄져 빨라야 드라마 방영 2달 전 촬영이 시작된다. 제작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20% 사전 제작이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결국 초반엔 여유가 있지만 뒤로 갈수록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다. 더욱이 70분짜리 드라마를 일주일에 2회분씩 찍어야 하는 상황이 졸속 제작 관행을 부추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누구 한 사람의 잘못으로 돌릴 수 없다. 요즘처럼 시청자 의견까지 반영하는 분위기에서 작가가 대내외적인 압박을 받으며 드라마를 집필하는 경우도 있다. 쪽대본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또 드라마가 인기를 끌수록 작가와 연출자가 작업에 더욱 공을 들이게 되고, 촉박한 일정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제작비 충당 어려워 타이트한 스케줄 불가피
경영상의 문제도 있다. 현재 미니시리즈의 회당 제작비는 2억5000만원~3억원 수준. 박상주 팀장은 "제작사가 방송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전체 제작비의 50% 정도다. 이 역시 드라마가 방영되고 익월에 지급된다. 나머지 금액은 광고나 해외 판매 등을 통해 충당해야 한다"면서 "자금력이 부족한 제작사의 경우 결국 사전에 제작비를 최대한 아끼는 방법을 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드라마 제작일수를 줄이기 위해 타이트한 스케줄을 소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일부 배우들의 고액 출연료도 '생방송 제작'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외주 제작사들이 편성을 따내기 위해 스타급 연기자들을 캐스팅하려고 터무니 없이 높은 출연료를 책정할 때가 많다"며 "이는 전체 제작비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부분의 경비 지출을 최소화하려고 하며, 때때로 과도한 PPL(간접광고) 등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방송가에선 드라마 사전 제작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다. 하지만 '생방송 드라마'는 갈수록 늘어나는 분위기다. 관계자들의 의식 변화도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제작 환경 개선을 위한 법적 · 제도적 뒷받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박창식(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8일 방송콘텐츠 외주제작사에 대한 방송사의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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