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허설은 끝났다. 전망은 밝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 도전은 꿈이 아니다. 홍명보호가 22일(이하 한국시각) 첫 결전지인 뉴캐슬에 입성했다. 세네갈과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3대0으로 완승한 올림픽대표팀은 26일 오후 10시30분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멕시코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분위기가 최고조다. 두려움은 없다.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10년 전의 흐름을 닮았다. 4강 신화를 달성한 히딩크호는 2002년 한-일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 환희의 미래를 예고했다. 5월 16일 스코틀랜드를 맞아 4대1 대승을 거두면서 상승세를 탔다. 세네갈전이 마치 스코틀랜드전을 옮겨 놓은 것 같았다. 전반은 무결점이었다. 생각대로 플레이가 됐다. 후반에 다소 밀리긴 했지만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제 실전만 남았다. 올림픽 메달이 꿈이 아닌 이유는 뭘까.
세계적인 중심축 기-구-박
런던올림픽에서 축구를 메달 유망 종목으로 분류한 가장 큰 이유는 풍부한 경험이다. 역대 어느 대회보다 내실이 탄탄하다. 큰 대회를 참가한 노하우와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유럽파 삼총사 기성용(스코틀랜드 셀틱) 구자철(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박주영(잉글랜드 아스널), 이른바 기-구-박은 홍명보호의 중심이자 뼈대다. 중앙에서 뿌리를 내린 후 가지처럼 좌우측으로 뻗어나간다. 클래스는 세계적이다. 세네갈전에서 경기 시작 3분 만에 중거리 슛으로 첫 포문을 연 기성용은 공수를 맛깔스럽게 요리한다. 폭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송곳같은 패스로 좌우, 중앙으로 볼을 뿌린다. 방향전환에 이은 롱패스도 오차가 없다. 세트피스도 예리하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본분도 잊지 않는다. 거친 수비로 상대의 맥을 끊는다.
박주영은 경기 감각, 병역 연기 논란 등 우려를 말끔히 털어냈다. 뉴질랜드전에 이어 세네갈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골결정력 뿐이 아니다. 행동반경도 넓다. 원톱으로 머물지 않는다. 미드필드와 좌우측을 넘나들며 공간을 창출한다. 주장 구자철은 분위기 메이커다. 공수 가교 역할에 자신이 넘친다. 침착한 플레이로 시너지 효과를 낸다. 좌우축 날개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남태희(레퀴야)도 환상 호흡을 자랑한다.
압박이 매섭다
히딩크호의 강점은 쉼표가 없는 압박이었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당시 주장이었다. 그는 중앙수비수 출신이다. 골만큼 수비 훈련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전술 훈련의 첫 발걸음도 상대 공격에 따른 수비 위치를 조정하는 것이었다. 볼의 위치에 따라 필드 플레이어 10명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요구했다.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 고강도의 압박이 더해졌다. 볼을 빼앗기는 그 자리가 수비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세네갈전에서 약속된 위치 선정과 압박은 최고의 무기였다. 상대 선수들이 정신을 차지리 못할 정도로 몰아쳤다. 공격에서는 쉴새없이 포지션을 바꿔가며 이동했다. 압박은 전방에서 시작됐다. 상대가 공간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경기를 지배했다.
수비 조직력 길을 찾다
홍정호(제주)에 이어 장현수(FC도쿄)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수비라인 재정비는 가장 큰 숙제였다. 홍 감독은 김영권(광저우)이 파트너로 황석호(히로시마)를 낙점했다. 뉴질랜드전에서는 불안했다. 불필요하게 볼을 끌었다. 공격 전환시 볼처리도 매끄럽지 않았다. 세네갈전은 또 달랐다. 볼 처리가 간결해졌다. 중앙 수비들이 중심을 잡으며 후방은 안정됐다. 세네갈은 후반 세차게 몰아쳤다. 골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큰 소득이다. 위기대처 능력이 합격점을 받았다. 홍 감독도 "수비 조직력이 좋아졌다"고 만족해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종우(부산)의 투지도 매섭다. 좌우측 윙백 윤석영(전남)과 김창수(부산)의 오버래핑 위력은 여전하다. 공수 구분이 없을 정도로 활력이 넘친다.
한국의 첫 상대인 멕시코는 21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1대2로 패했다. 현재의 흐름을 잃지 않는다면 순항이 예상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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