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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안철수 후폭풍…정치인의 예능 출연의 득과 실은?

by 김명은 기자

국민적 관심과 시청률은 얻었지만 정치권의 긍정적인 시선을 잃었다?

대선출마 여부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SBS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를 통해 향후 행보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출마와 불출마) 양쪽 다 가능성을 열어두고 국민의 판단을 받겠다"는 게 그의 입장. 이를 사실상 대선출마 의지의 표명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힐링캠프' 안철수 원장 편을 통해 또 한 번 정치인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의 득과 실을 따져볼 수 있게 됐다.

'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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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예능 섭외의 비밀

안 원장의 '힐링캠프' 출연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기도 하다. 연초 박근혜-문재인 두 유력 대권주자가 '힐링캠프'에 출연했을 당시 제작진이 안 원장 측에도 러브콜을 보낸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선출마 가능성이 있는 인사를 중심으로 나름의 주제를 갖고 섭외를 추진했던 셈이다. 하지만 안 원장 측은 출연을 고사했다. 당시 그의 입장에선 시기상조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결국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야 출연이 성사될 수 있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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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한 정치인 측은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출연을 타진했다. 그러나 당시 제작진은 "명분이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한 프로그램 제작진은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막기 위해 여야 정치인을 고루 출연시켜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다른 정당 인사와 함께 출연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그 정당 인사의 스케줄상 문제로 결국 흐지부지됐다.

또 몇 년 전 한 정치인은 지상파 한 인기 토크쇼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출연을 요청했지만 "정치인 출연은 시기상조"라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담당 제작진이 후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이 정치인을 가장 먼저 섭외했다. '꿩 대신 닭'이지만 "정치인은 자신의 부고 외에는 어떻게든 신문에 나는 것이 좋다"는 말처럼 정치인으로선 자신의 존재감을 심어주기 위한 방법으로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만큼 확실한 것도 없다는 인식이 자리해 서로가 만족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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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의 경우도 있다. 평소 TV 출연에 적극적이던 한 정치인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자신의 정치적 입장 때문에 고사를 하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정치인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어느 한쪽의 구애만으로 결코 성사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정치인의 예능 출연의 득과 실

23일 방송된 '힐링캠프' 안철수 원장 편은 18.7%(AGB닐슨 기준)의 전국 시청률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7월 방송을 시작한 이래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안 원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얼마나 큰 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선출마를 염두에 둔 안 원장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철학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더 없이 좋은 기회였기도 하다.

그렇지만 방송에 대한 평가는 분분한 게 현실이다. 방송 전부터 정치권에서는 불공정성을 운운하며 안 원장의 출연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특히 '힐링캠프' 출연을 타진하다 무산된 대권주자들 측에서는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방송이 끝난 후에는 안 원장의 발언을 두고 비평이 쏟아졌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 측을 비롯해 정치권 안팎에서 안 원장의 발언 내용에 대해 혹평을 가했다. 이는 안 원장이 지난 2009년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했을 때와는 사뭇 달라진 광경이다. 안 원장이 확정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정치적 의지를 보다 확고히 하자 정치권의 날선 공격을 피해갈 수 없게 된 것이다.

평소 정치인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진솔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게 좋다고 봐왔던 사람들까지도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안 원장이 대권 도전과 전혀 관계 없이 학자로서 혹은 성공한 기업가로서 '힐링캠프'에 출연했더라면 하나 같이 옳은 말로 평가받았을 일도 정치와 맞닿으면 해석이 달라진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한 방송사 예능 PD는 "정치인 섭외는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정치인의 발언이 왜곡돼 해석될 경우 자칫 논란만 야기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치인을 초대해 오락적인 요소만을 부각하는 것도 어색하긴 마찬가지다. 컨셉트 잡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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