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요? 6만원 주고 했어요."
24일 브루넬대학에서 훈련을 마치고 만난 '얼짱' 태권소년 이대훈(20)은 발랄했다. 미소년의 이목구비에 곱슬곱슬한 컬이 제법 잘 어울렸다.
런던행을 앞두고 서울 압구정동 헤어숍에서 헤어스타일을 바꿨다고 했다. 금메달을 위해 준비한 스타일이냐는 취재진의 농담에 "아는 이모가 실장님이라 원래 16만원짜리 파마를 6만원에 '세일'해줬다"며 싱긋 웃었다.
이대훈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1년 경주세계태권도선수권을 잇달아 제패한 대한민국 태권도의 희망이다. 수려한 외모에 1m가 훨씬 넘는 긴 다리에서 나오는 화려한 플레이가 압권이다. 런던올림픽 금메달 꿈 하나를 위해 자신의 체급을 버렸다. 63㎏에서 58㎏급으로 체급을 낮췄다. 전략적인 조정이었다. 키 1m82에 58㎏는 순정만화나 런웨이에서나 가능할 법한 비현실적인 '모델' 몸매다.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보다 2㎝가 더 자랐다. 이 체급에서 1m80대의 우월한 신장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긴 다리를 이용한 머리 공격에 능한 이대훈의 장기를 맘껏 펼칠 수 있다. 한창 먹고 싶고, 하고 싶은 것 많은 나이에 감량의 고통을 기꺼이 감내해냈다. 아직 빼야할 2㎏이 남았다. 고통마저도 긍정의 힘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좋아하는 걸 맘껏 먹고 있다. 과일을 종류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는데, 과일을 실컷 먹고 있다"며 웃었다. 김현일 남자태권도 코치는 "대훈이가 독하다"고 귀띔했다. 평소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잘 먹고, 운동선수답게 먹는 것을 좋아한다. 감량의 스트레스를 독하게 이겨냈다.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먹는 만큼, 먹는 것 이상의 운동량을 채운다. 김 코치는 "런던올림픽 태권도대표팀중 가장 훈련량이 많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다. 2회전까지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좀체 당황하는 법이 없다. 담대하고 침착하다. 김 코치는 "나이는 스무살이지만 5세 때 태권도를 시작해 벌써 16년째다. 경력으로만 보면 선배들 못지않다. 어린 베테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대훈은 생애 첫 올림픽에서 형, 누나들보다 먼저 경기에 나선다. "제가 스타트를 잘 끊어줘야 형, 누나들이 힘을 얻을 것 같다"며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냈다. '재미있는 태권도'를 보여주겠노라 약속했다. "제 플레이만 하면 될 것같다. 더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제 플레이에만 충실하면 재밌는 경기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표정이 밝았다. 만화같은 금빛 발차기를 약속했다. 주먹을 불끈 쥐고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이 믿음직했다.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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