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7·아스널)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해피엔딩'을 꿈꿨다.
자신이 있었다. 아시아 무대에 더 이상 적수는 없었다. 올림픽은 도약의 무대였다. 당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이른 2회 연속 8강행과 사상 첫 메달권 진입도 꿈이 아니라는 주변의 호평이 잇달아 나왔다. '축구 천재' 박주영에게 걸린 기대감이 컸다. 시작은 좋았다. 본선 첫 경기였던 카메룬전에서 후반 23분 프리킥 선제골을 뽑아냈다. 자신이 얻어낸 기회에서 키커로 나서 시원하게 골망을 갈랐다. 1대1 무승부에 그치기는 했지만, 사상 첫 올림픽 2회 연속 8강행은 곧 잡힐 듯 했다. 그러나 그게 끝이었다. 이어진 이탈리아전에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면서 0대3 패배를 당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온두라스전에서 한국은 1대0으로 승리하면서 체면치레는 했다. 그러나 득점은 공격수 박주영이 아닌 수비수 김동진의 발끝에서 나왔다. 8강 진출의 원인 중 하나로 승부처에서 공격진의 부진이 꼽혔다. 박주영은 고개를 떨궜다.
4년이 흐른 지금 박주영은 과연 그 해 여름처럼 '해피엔딩'을 꿈꿀 수 있을까.
느낌이 좋다. 연일 득점포가 터지고 있다. 뉴질랜드전에 이어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도 골망을 갈랐다. 지난 시즌 아스널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데다, 제한적인 국내 체류 기간 탓에 올림픽팀 훈련에 늦게 합류하면서 빚어졌던 경기 감각 저하 우려를 단숨에 날렸다. '역시 박주영'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박주영이 올림픽팀 합류 뒤 보여준 컨디션은 4년 전 본선을 앞둔 시기보다 컨디션과 자신감 모두 나아 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4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림픽에서의 선전이 기대되는 선수' 명단에 박주영을 포함시켰다.
동료들과의 호흡도 괜찮다. 4년 전 동등한 위치에서 '팀 스피릿'을 외쳤던 모습과 차이가 없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대부분의 선수들과 손발을 맞춘게 득이 됐다.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의 무게감은 이미 털어냈다. 팀에 합류한 뒤부터 빠르게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주장 완장을 찬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이 눈에 드러나는 '캡틴'이라면, 박주영은 '정신적 지주'다.
정신무장은 보너스다. 4년 전의 기억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목표 의식이 있다. 아스널에서의 부진에 빗대어 올림픽 활약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영국 현지의 시선과 끊임없이 흘러 나오는 중동 임대설도 충분한 자극제다. 박주영은 최근 에이전트를 통해 새 축구화를 국내에서 공수했다. 현지 잔디 상태에 맞춘 최상의 몸놀림을 선보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상대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세네갈전에서 드러난 홍명보호의 전력에 화들짝 놀란 멕시코와 스위스는 훈련장에 잠입해 염탐을 하다가 망신을 당했을 정도다. 이들의 초점은 '박주영 봉쇄'에 맞춰져 있을게 뻔하다. 멕시코와 스위스를 넘지 못하면 8강행을 바라보기 힘들다. 결국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8강행의 열쇠는 박주영이 쥐고 있다.
준비는 끝났다. 그라운드에서 결과를 내는 수밖에 없다. 박주영의 두 번째 올림픽 도전이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지는 26일(한국시각) 뉴캐슬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펼쳐질 멕시코와의 런던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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