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가장 큰 매력은 이변이다.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4년간 피와 땀을 흘린 무명의 선수가 스타 선수를 제압하고 금메달을 획득하는 모습은 지켜보는 팬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안겨 준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허물어지지 않는 벽이 있다. 단 1%의 가능성도 허용하지 않는 절대강자들이다. 아직 올림픽은 시작도 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금메달을 예약한 무적의 선수들을 살펴보자.
먼저 '체조여제' 에브게니아 카나에바(러시아)를 꼽을 수 있다. 그녀는 리듬체조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지난 2차례 세계체조선수권대회에서 줄, 후프, 공, 곤봉, 리본, 개인종합 등 개인 부문에 걸린 총 12개의 금메달을 모두 독식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개인종합 부분 금메달을 획득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프로그램을 손쉽게 소화해 내는 그녀의 모습에 경쟁자들은 허탈함마저 얻는다. 영국 국영방송 BBC의 체조 해설가인 크리스틴 스틸은 "카나에바의 프로그램은 그나마 가장 유력한 경쟁자에 비해 훨씬 어렵다. 그녀가 예상치 못한 실수를 해도 다른 선수들이 따라 잡을 수 없다"며 카나에바의 위대함에 대해 잘라말했다.
'펠피쉬' 마이클 펠프스(미국)도 입수를 하기도 전에 금메달을 예약한 선수다. 지난 베이징올림픽에서 8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펠프스는 이번대회서 최다 메달 기록 경신을 노린다. 지금까지 금메달 14개와 동메달 2개를 목에 건 그는 러시아 체조선수 라리사 라티니나가 세운 18개(금9, 은5 동4)에 2개차로 접근했다. 베이징올림픽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펠프스의 기량은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다. 그는 한참때에 비해 떨어지는 몸상태를 고려해 7개 종목만 출전하기로 했다. 이중에서도 남자 200m 접영은 펠프스의 믿을구석이다. 펠프스는 이 종목에서 15살이던 2001년 세계기록을 처음 깬 이후 10년 이상 세계기록 보유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천재' 요시다 사오리(일본)는 일본이 가장 믿는 도끼다. 외신들은 일본이 지난 베이징올림픽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요시다의 금메달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지난 5월 연승기록이 58에서 멈췄지만, 여자 레슬링 55㎏급에서 상대할 적수가 없다. 세계선수권대회서는 9차례의 우승을 차지했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베이징올림픽서도 압도적 기량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요시다는 개막식서 기수로도 활약할만큼 일본이 거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그녀는 올림픽이 주는 부담감도 없어보인다. 인디펜던트지는 "적수가 없다. 요시다가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대회 최고의 이변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나탈리아 이스첸코-스베틀라나 로마시나(이상 러시아) 콤비는 그야말로 한몸이나 다름없다. 그녀들의 한치의 오차도 없는 정교한 연기에 전세계가 매료됐다. 최근 수년간 세계선수권대회와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은 그녀들의 몫이었다. 러시아는 원채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 중에서도 아스첸코-로마시나 콤비는 두드러진다. 기술 및 예술성에서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BBC의 싱크로나이즈드 해설가인 안드레아 홀랜드는 이 콤비에 대해 "놀라운 유연성과 파워에 예술적인 우아함과 독특한 안무까지 갖췄다. 확실한 금메달 감이다"며 엄지를 치켜올렸다.
이 밖에 2009년 이래 단 한번도 우승을 놓치지 않은 조정 남자 페어의 해미시 본드-에릭 머레이(이상 뉴질랜드) 듀오와 세계선수권대회 4회 연속 우승에 빛나는 아일랜드의 '여자복싱영웅' 케이티 테일러, 압도적 기록차로 작년 세계역도선수권대회 3관왕을 차지한 베흐다드 살리미코르다시아비(이란)도 금메달을 반쯤 목에 건 선수들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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