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가 생산하는 소주 '처음처럼'에 문제가 발생했다. 롯데주류는 최근 침전물이 생긴 '처음처럼' 소주 30만병(1만상자)을 회수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주류는 소비자 알림이나 제품 회수 공지를 하지않아 잘못을 암암리에 덮으려 했다는 눈총을 받게 됐다.
문제의 소주는 지난 4월말부터 충북 청원공장에서 제조된 제품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소주병 바닥에 침전물이 내려앉았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이번 일은 국민건강과는 상관이 없다. 침전물은 칼슘 등 단순 미네랄 성분이다. 청원공장에서 쓰는 제조용수에 미네랄 성분이 많다보니 이런 일이 생겼다. 관리자가 문제점을 발견한 뒤 회사차원에서 회수를 결정했다. 일부 도매상을 제외하고 문제가 발생된 제품 대부분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롯데주류는 지난해 3월 충북소주(청원) 공장을 인수해 '처음처럼' 소주를 생산하고 있었다. 롯데주류는 강릉 공장에서 사용하는 제조기법을 청원공장에서도 그대로 사용하다가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제조용수 성분 차이로 빚어진 일이라며 의미 축소에 급급하다.
롯데 관계자는 "현재로선 침전물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문제의 침전물 자체도 사람이 마셔도 전혀 유해하지 않은 성분이지만 미관상 좋지않아 조치를 취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는 제조용수에서 미네랄 성분을 일정량 제거해 침전물 생성을 방지하고 있다.
침전물이 유해성분은 아니라지만 불량품이다. '처음처럼' 소주에는 침전물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다. 소주 표면에는 '알칼리 환원수로 만든 미네랄이 풍부한 소주'라는 설명만 있다. '처음처럼'은 제품 출시 초기부터 몸에 좋다는 '알칼리 환원수'를 마케팅 포인트로 잡았다. 소주에 있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물 맛이 다르다는 것을 집중 부각시켰다. 정작 물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이런 사달이 났다.
롯데그룹은 엎친데 덮친격이다. 최근 영세자영업자들이 국내 최대 유통 재벌 롯데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국 유흥주점과 음식점은 롯데의 대표 위스키인 '스카치블루'와 소주 '처음처럼'을 팔지 않기로 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준수와 신용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 수용 등을 요구사항으로 내세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롯데그룹의 상생 경영철학 부재라는 원론적인 문제제기로 시선이 옮겨지고 있다. 사태 추이를 관망하던 롯데그룹은 민감한 시기에 '처음처럼' 소주의 침전물 사건까지 터지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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