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이 슬럼프에 빠졌을 때, 역시 해법은 욕심없이 밀어치는 것이었다. 롯데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좋은 예를 보여줬다.
롯데가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9대2로 완승을 거두며 연패에서 탈출했다.
기분좋게 올스타전을 마친 후 첫 3연전이 최하위 한화와의 경기였기 때문에 내심 좋은 성적을 기대했던 롯데였다. 하지만 충격적인 2연패를 당했다. 24일 첫 번째 경기는 완투승을 거둔 상대 에이스 류현진 때문이라는 핑계를 댈 수 있었다. 하지만 25일 열린 2차전은 4안타의 빈공에 허덕이며 1대10으로 완패했다. 그나마 안타 2개도 경기 도중 교체로 출전한 정 훈이 쳐낸 것. 특히 김주찬, 전준우, 홍성흔 등 주전 타자들의 무기력한 타격이 뼈아팠다.
하지만 26일 마지막 경기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 12안타 9득점을 몰아쳤다. 김주찬, 손아섭, 황재균, 조성환이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강민호, 전준우, 정 훈도 안타를 추가했다. 얼어붙었던 롯데 방망이가 불을 뿜을 수 있었던 데는 계기가 있었다.
이날 경기 2회로 돌아가보자. 롯데는 1회 홍성흔의 내야 땅볼로 1점을 선취했다. 하지만 1점으론 불안했다. 여기에 홍성흔이 타박상으로 교체돼 중심 타순의 힘이 떨어졌다. 추가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2회초 공격이 인상적이었다. 2사 후 오랜만에 선발출전한 맏형 조성환이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로 힘겹게 출루했다. 2사지만 어렵게 잡은 찬스. 여기서부터 등장하는 타자들의 스윙이 슬럼프 탈출의 해법이었다. 이날 한화 선발은 사이드암 정재원. 선발진에 구멍이 나 임시로 등판한 선수였다.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홈플레이트 좌, 우 코너워크에 힘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여기서 롯데 타선이 욕심을 내지 않았다. 공을 끝까지 보고 툭툭 밀어쳤다. 9번 정 훈이 우중간 안타로 출루했다. 1, 3루의 찬스. 여기서 등장한 1번 김주찬이 0B2S 상황서 정재원의 바깥쪽 공을 욕심없이 밀어쳤다. 1, 2루간을 가르는 우전안타로 1점을 보탰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번 황재균도 한가운데 직구를 결대로 밀었고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때려냈다. 4-0. 이어 등장한 손아섭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좌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홈런을 노린 스윙이 아니었다. 좌측으로 밀어치려는 의도가 역력했다. 공이 배트 중심에 잘 맞았고 타구는 라인드라이브로 쭉쭉 뻗어나갔다.
롯데 타선의 대단한 집중력이었다. 욕심을 버리니 경기가 풀리기 시작했다. 연패의 부담에서 어느정도 벗어나자 타자들의 방망이가 더욱 춤을 추기 시작했다. 4회 김주찬, 5회 조성환의 홈런포는 완벽한 타이밍에서 나온 승리 축하포였다.
매일 배팅훈련을 하는 선수들이지만 이들도 프로 선수이기 이전에 한 사람이다. '꼭 승리해야 한다', '무조건 안타를 때려야 한다'는 마음을 먹기 시작하면 자기도 모르게 욕심이 생기고 긴장을 하게 된다. 힘껏 잡아당기는 타구가 나오고 좋지 않은 타격 밸런스에서는 범타 처리되기가 일쑤다. 하지만 롯데 타자들은 2회 이런 마음의 부담을 잘 극복해냈다. 앞으로의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기대케 하는 이유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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