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표 용수철 스타트'가 오히려 독이 된 것일까.
'한국 수영의 기둥' 박태환(23·SK텔레콤)은 출발대에 서면 가장 먼저 입수하는 선수다.
8년 전,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는 아픔이었다. 자유형 400m에서 부정 출발로 곧바로 짐을 싸야 했다. 이후 스타트를 집중 보완했다.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이후 수많은 국내외 대회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된 적이 없었다.
'박태환표 용수철 스타트'는 타고난 순발력과 뛰어난 집중력 등 천부적 조건에다 혹독한 훈련의 산물이다. 2010년 1월 전담 코치인 마이클 볼 코치를 만나면서 출발 반응 속도는 훨씬 향상됐다. 턱걸이를 하다 불시에 박수를 치면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식의 훈련을 해왔다. 눈 감고 외발 들기 등의 평형성 운동 역시 스타트에 도움이 됐다. 볼 코치 역시 스타트가 몸에 익도록 스타트블록에서 뛰어내리는 연습을 일상화시켰다.
그러면서 출발 반응 속도가 0.60초대로 세계 정상급으로 발전했다. 이 빠른 스타트로 파울 비더만(1m93), 쑨양(1m98), 아넬 야닉(2m2) 등 장신의 종목 경쟁자들을 앞설 수 있었다. 폭발적인 스퍼트와 함께 박태환의 주무기 중 하나였다.
하지만 누구보다 빠른 스타트가 박태환의 발목을 잡았다. 28일(한국시각)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누구보다 빨리 출발대를 박차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심판들은 출발 신호가 울리기 전 박태환에게 움직임이 감지됐다고 판단, 실격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심판들도 박태환의 부정 출발을 곧바로 지적하지 못했다. 그만큼 박태환의 스타트가 실격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빨랐다고 풀이된다. 부정 출발이 감지되면 곧바로 출발 신호가 다시 울린다. 심판들은 박태환이 레이스를 모두 마친 뒤 실격을 선언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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