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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위기에 강한 박태환 '실격'상처 빨리 잊어라!

by 전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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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모드 전환이 필요하다. 나쁜 기억은 빨리 털어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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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23·SK텔레콤)이 28일 오후(한국시각)런던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남자자유형 400m 예선에서 실격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그토록 꿈꿨던 올림픽 2연패의 꿈도, 400m 레전드로서 간절히 소망했던 세계신기록의 꿈도 한순간에 사라졌다. 아무리 스포츠가 각본없는 드라마라지만, 박태환의 실격은 애초에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경우의 수다. 2004년 15세의 나이에 첫 출전한 아테네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한 후 박태환은 스타트 자세와 반응속도에 있어서만큼은 '무결점'이었다. 0.6초대의 반응속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용수철 스타트는 박태환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일단 경기는 끝났다. SK스포츠단 박태환 전담팀 측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놓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수영연맹과 마이클 볼 전담코치가 경기 종료후 30분 이내에 공식적으로 서면을 통해 판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국제수영연맹 규정에 따라 이의를 제기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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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후다. '400m 실격의 트라우마'를 떨쳐내는 일이다. 29일 저녁 6시20분 곧바로 자유형 200m 예선, 30일 새벽 3시43분 자유형 200m 결승이 줄줄이 이어진다. 좋지 않은 기억을 털어내야 한다. 아버지 박인호씨는 "아들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냥 기다리고만 있다"며 안타까운 부정을 드러냈다. "당장 내일이 경기인데, 마음의 상처를 잘 추스러야 할 텐데…"라며 걱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믹스트존에서 만난 아들 박태환은 아버지의 우려보다 강인했다. 예기치 못한 실격 판정에 어리둥절했지만 놀랄 만큼 침착했다. "정상적인 레이스를 했다. 레이스는 괜찮았다. 일단 (실격) 이유부터 빨리 알아봐고 말씀드리겠다"며 자리를 떴다. 모두가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정작 본인만은 담담하게 냉정을 유지했다.

박태환은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그의 수영인생이 늘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그가 좋은 선수인 이유는 시련을 이겨내고 또다시 도전하고 승리하는 '불굴의 스포츠맨십'을 갖췄기 때문이다.시련은 그를 더욱 강하게 단련했다. 위기 때면 더욱 강해진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이후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 전종목에서 예선탈락하며 나락을 걸었다. 모두가 등을 돌렸을 때 그는 주저앉지 않았다. 1년 후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신기록 2개와 함께 3관왕에 오르며 부활했다. 2011년 상하이세계선수권 때도 위기관리 능력은 빛을 발했다.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조 7위로 1번 레인을 배정받았을 때 대부분 금메달은 쉽지 않겠다 생각했다. 쑨양의 홈그라운드인데다 기록 역시 쑨양이 앞섰다. 저항이 심한 1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최악의 조건에 굴하지 않고 불꽃같은 스퍼트를 선보였다. 1위로 터치패드를 찍으며 '1번 레인의 기적'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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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동아수영대회 때도 박태환은 강했다. 초중고 참가자들이 북새통을 이루는 통에 웜업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심지어 계측 시스템 고장으로 수영팬티 차림으로 40여분을 대기한 후 출전한 자유형 400m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표(3분47초41)를 받아들었다. "오랜만에 국내 대회인데 팬들에게 좋은 기록을 보여주지 못해 죄송하다"더니 다음날 자유형 200m에선 1분46초09의 올시즌 베스트 기록을 작성하며 활짝 웃었다. 위기를 기회를 바꾸는 반전의 승부사, 지고는 못사는 독종 박태환이 다시 힘을 내야할 때가 왔다. 자유형 200m는 격전지다. 라이언 록티, 야닉 아넬 등을 상대로 명승부를 펼친 후 '마린보이'의 환한 미소를 보고 싶다.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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