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눈을 돌릴 곳은 없다. B조의 4팀이 모두 벼랑 끝이다.
홍명보호가 31일 오전 1시15분(이하 한국시각) 코벤트리에서 스위스와 런던올림픽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각 조 1, 2위가 8강행 티켓을 거머쥔다. 뚜껑이 열린 결과, 예상대로 B조는 대혼전이었다. '죽음의 조'라는 평가가 무색치 않았다. 한국은 멕시코와 득점없이 비겼고, 스위스는 가봉과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네 팀 모두 승점 1점을 챙겼다. 승점→골득실차→다득점에 따라 스위스와 가봉이 공동 1위, 한국과 멕시코는 공동 3위에 포진했다.
2차전에서 승점 3점을 챙기는 팀이 8강 진출에 청신호를 밝힐 수 있다. 멕시코-가봉전은 한국전에 앞서 29일 오후 10시 30분 일전을 벌인다.
조별리그 남은 2경기에서 2승을 하면 최상의 시나리오다. 무조건 8강행이다. 1승1무면 그나마 조별리그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1승1패면 복잡한 구도가 짜여진다. 2무의 경우 8강 진출의 희망은 희미해진다. 2패는 무조건 탈락이다.
승부는 원점이다. 기선 제압에 사활이 걸렸다. 첫 승이 중요하다. 패전은 치명타다. 혼전 구도에서 승점 3점을 챙기면 상대는 급격하게 흔들린다. 상승, 하향 곡선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호재는 있다. 스위스는 기세가 꺾였다. 가봉전에서 1-0으로 앞서다 동점골을 허용했다. 전력 누수도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 올리비어 부프가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해 한국전에 결장한다. 골득실차과 다득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골은 많을수록, 실점은 적을수록 좋다.
72시간 만에 치르는 일전이다. 뉴캐슬에서 코벤트리로 이동했다. 체력 회복이 최우선 과제다. 홍 감독도은 "체력이 승부의 관건이다. 100% 완벽하게 피로가 회복되지 않았지만 상대도 같은 조건인 만큼 그런 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며 "선수들의 운동량에 의존하기보다는 집중력을 높여 볼의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경기를 풀어가면 스위스보다 좀 더 유리하게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주영(아스널)도 살아나야 한다. 멕시코전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와일드카드(24세 초과선수) 박주영의 부진이었다. 홍명호의 공격 패턴은 제로톱이다. 박주영은 고전적 개념의 원톱과는 거리가 멀다. 그의 임무는 변화무쌍하다. 고립을 피하기 위해 미드필드까지 진출한다. 좌우측 날개로도 수시로 이동한다. 중원은 그의 움직임을 염두에 두고 패스를 전개한다.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면서 배후 공간을 창출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하지만 멕시코전에서 그는 존재감이 없었다. 2~3명이 에워싸는 집중 마크에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구자철 기성용 등과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가끔씩 볼이 발끝에 걸렸지만 컨트롤 미숙으로 기회를 허공으로 날렸다. 세트피스도 마찬가지다. 두 차례의 프리킥 기회를 얻었지만 그의 발을 떠난 볼은 모두 수비벽에 막혔다. 원톱은 박주영 외에 대안이 없다.
좌우측 날개 김보경(카디프시티)과 남태희(레퀴야)도 걷돌았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종우(부산)는 갈비뼈를 다쳤다. 홍 감독은 공격진의 변화를 줄 것이냐는 질문에는 "1차전에서 선수들 간의 거리나 콤비네이션 플레이가 잘 돌아가지 않았던 만큼 그런 점을 잘 조절해야 한다. 1차전에 나섰던 선수에 변화를 줄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신중하게 대답했다. 박종우에 대해선 "훈련에 합류했지만 100%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며 "회복하는 데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위스전에서 무조건 승점 3점을 챙겨야 한다. 홍 감독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승점 4점이 아니라 6점이다. "기왕이면 더 높은 위치에서 8강에 나서는 게 좋은 만큼 남은 두 경기 모두 베스트를 가동해 승리하겠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결전이 임박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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