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이 석연찮은 심판 판정으로 얼룩졌다.
수영 박태환(23·SK텔레콤)이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실격 판정을 받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다행히 번복됐지만 상처는 컸다. 24시간 만에 유도에서 다시 벌어졌다. 유도 66kg 이하의 조준호(24·한국마사회)가 석연찮은 심판 판정의 희생양이 됐다. 주부심 3명이 판정에서 조준호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상대가 유도 종주국인 일본의 마사시였다. 보이지 않는 힘은 막강했다. 판정은 심판위원장이 주부심을 소집한 후 색깔이 바뀌었다.
조준호가 29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엑셀 노스아레나 2에서 열린 66㎏ 8강전에서 믿기 힘든 판정 번복으로 4강진출에 실패했다. 세계랭킹 7위인 조준호는 8강에서 세계랭킹 4위 에비누마 마사시를 상대했다. 득점없이 끝난 경기는 연장(골든 스코어)으로 넘어갔고 판정으로 승부가 결정나게 됐다. 경기 내내 공격적으로 움직였던 조준호의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 예상대로 심판들은 조준호의 승리를 선언했다. 3대0 만장일치였다. 승리를 따낸 조준호의 환호가 이어졌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그러나 주심은 경기를 끝내지 않았다. 관중석에서는 일본 관중들의 야유가 이어졌다. 순간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됐고 경기 심판 위원장이 심판들을 소집했다.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판정승의 기쁨을 감추지 못하던 조준호는 순간 표정이 굳었다. 멍해졌다. 심판들이 다시 판정을 시작했고 마사시의 3대0 판정승으로 경기 결과가 바뀌었다. 정 훈 남자 유도 대표팀 감독은 바뀐 판정에 상의 재킷을 벗으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조준호 역시 영문을 모른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럴 수는 없다. 심판들의 판정은 어느 누구도 관여할수 없는 신성불가침 영역이다. 심판 판정에 항의는 할 수 있다. 정확한 판정을 위해 비디오 판정을 요청할 수 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잘못된 점을 바로잡을 수 있다. 하지만 경기내내 누가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었는지 판단하는 심판의 판정이 번복되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유도 종주국 일본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석연찮은 판정이었다.
일본의 텃세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홈이점과도 같은 어드밴티지가 존재했다. 세월히 흘러도 그 힘은 퇴색되지 않았다. 지구촌 최대의 축제 올림픽 무대에서 이같은 촌극이 벌어졌다. 올림픽 정신의 근간인 페어플레이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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