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으로 가는 문은 열렸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8강이 아닌 메달권 진입이다.
홍명보호가 2012년 런던올림픽 본선 두 경기서 보여준 경기력은 박수를 받을 만했다. 긴장감이 가시지 않았던 멕시코전 초반을 제외하면 무난했다. 스위스전에서는 시원한 승리로 갈증을 풀었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지난 3년간 부족한 시간 속에 절치부심 했던 준비가 헛되지 않았음을 충분히 증명할 만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추진력이 필요하다. 백업 선수들의 경기력이 아쉽다. 홍 감독은 지난 두 경기서 백성동(주빌로 이와타)과 지동원(선덜랜드)을 교체 카드로 활용했다. 팽팽한 0의 행진이 이어지던 멕시코전에서는 후반 30분 이후에 승부수를 걸었다. 스위스전에서는 접전이 펼쳐지던 후반 중반에 카드를 내밀었다. 첫 경기서 부진했던 백성동은 스위스전에서 한층 자신감이 붙은 움직임을 선보였다. 효율적이지는 못했다. 드리블 시도는 상대 수비수에 잇달아 차단됐다. 지동원은 활약시간이 부족했던 멕시코전에 비해서는 볼터치를 늘렸으나 골 결정력은 여전히 살아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두 선수에게 주어진 임무는 남는 체력으로 상대 수비수들을 더욱 지치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난 두 경기서 두 선수가 보여준 경기력은 홍 감독의 의도를 100% 만족시켰다고 보기 힘들다.
홍명보호는 정우영(교토상가)과 김현성(FC서울)이라는 두 가지 공격 옵션을 더 가지고 있다. 중앙 미드필더 정우영은 공격과 수비 모두 해결이 가능한 멀티 자원이고, 김현성은 타깃맨으로 역량에 손색이 없다. 하지만 정우영은 본선 직전 부상 사실이 밝혀지며 낙마한 한국영(쇼난 벨마레)의 대체자로 합류했다. 팀에 합류한 지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기대하긴 무리가 있다. 김현성은 올 시즌 소속팀 서울에서 지속적으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면서 경기 감각이 다소 떨어진 면이 있다. 시간이 흐르면 이들의 컨디션도 만족할 만한 수준에 오르겠지만,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현재 홍 감독이 공격에서 변화를 줄 수 있는 카드는 현재까지 활용한 백성동, 지동원 조합이다.
분발이 요구된다. 스위스전에서 가능성은 어느 정도 드러났다. 결국은 자신감 문제다. 백성동은 스위스전 막판에 보여준 과감한 드리블 능력을 키워야 하고, 지동원은 좀 더 공간을 파고드는 날카로움이 필요하다. 가봉 수비진은 기대 이하다. 아프리카 예선 1위로 잔뜩 겁을 먹은게 무색할 정도다. 1m70 초중반에 머무는 체구와 역습에 우왕좌왕했던 모습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의 '믿음의 리더십'은 본선에 들어 정점으로 향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은 선수들이 가장 좋았을 때만 기억한다. 가장 좋았을 때가 아니라도 믿음을 준다면 충분히 올라올 수 있다.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지내왔다. 잘 알고 있다. 경기력이 좋고 안 좋고는 팀을 이끌어가는데 중요하지 않다. 선수들이 희생하고 노력하고 있다." 백성동과 지동원이 변함없이 신뢰를 보여주는 스승의 믿음에 보답할 때가 됐다. 어쩌면 8강으로 가는 문을 활짝 여는 것은 두 선수의 능력에 달렸을 지도 모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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