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은 자신의 수영인생에서 단 한번도 누구와 똑같은 기록이 나온 적이 없다고 했다.
박태환의 런던올림픽은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 끝까지 그랬다. 31일 오전(한국시각) 영국 런던 아쿠아틱센터에서 런던올림픽 자유형 200m 결승에서 3번 레인의 박태환은 '2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4번 레인의 쑨양과 한치의 오차없이 동시에 1분44초93를 찍었다. 거짓말처럼 0.01초까지 똑같았다. 박태환은 실격 해프닝으로 시끄러웠던 자유형 400m에서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쑨양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자유형 200m에서는 이를 악물었다. "누구를 이기자는 생각이 아니라 400m에서 내 수영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점이 마음에 걸렸다. 200m에서 내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중 수영영웅의 자존심을 건 맞대결, 쑨양과의 런던올림픽 2라운드는 무승부였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일부러 똑같이 하려고 해도 안될 텐데…"라며 웃었다. 마지막 5m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분명히 이기고 있었는데, 마지막 5m를 남기고 못가겠더라"고 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극한의 레이스였다. 마지막에 쑨양의 기다란 팔 길이가 도움이 된 모양이다. 유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프랑스의 스무살 에이스 야닉 아넬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분43초14로 우승했다. 올 시즌 이 종목 시즌 베스트 기록 보유자다. 박태환은 쑨양과의 거짓말같은 동점 은메달에 대해 아쉬움보다는 반가움을 이야기했다. 자유형 단거리 종목인 200m에서 아시아선수 2명이 나란히 시상대에 오른 적은 없었다. 불과 지난해 상하이세계선수권만 해도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 라이언 록티, 독일 파울 비더만이 1-2-3위를 휩쓸었었다. 박태환은 "아시아선수 2명이 자유형 200m에서 함께 은메달을 딴 것은 큰 의미"라며 자부심을 표했다.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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