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날개가 살아야 한다. 김보경(카디프시티)-남태희(레퀴야)의 발끝에 가봉전 운명이 걸렸다.
홍명보호는 2일 오전 1시(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가봉과의 2012년 런던올림픽 B조 운명의 최종전을 치른다. 무승부만 거둬도 8강에 진출한다. 반면 가봉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다. 홍명보호의 해법은 나와있다. 안정된 수비진을 구축한 뒤 빠른 역습을 노려야 한다.
역습의 선봉장은 김보경과 남태희다. 이들이 살아야 골이 터진다. 스위스와의 2차전이 좋은 예다. 박주영(아스널)의 첫 골은 남태희의 크로스에서 시작됐고, 김보경은 결승골을 직접 넣었다. 그러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것과 달리 경기력 자체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김보경은 위치 선정에서 애를 먹었고, 남태희는 드리블 방향 선택이 좋지 못했다. 돌파는 끊겼고, 상대 압박에 활로를 만들지 못했다. 찬스 상황에서는 무리하게 볼을 끌고 가다가 끊기기 일쑤였다. 윤석영-김창수 좌우윙백의 공격가담으로 활기를 찾았지만, 측면의 주인공은 누가뭐래도 김보경-남태희다.
홍 감독은 양 날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무한 신뢰를 보냈다. 스위스전에서 은혜를 갚았지만, 아직 홍 감독이 기대한 100%의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다. 김보경-남태희는 홍 감독이 자랑하는 필승카드였다. 김보경은 자타공인 홍명보호의 황태자였고, 뒤늦게 합류한 남태희는 홍 감독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해외에서 쌓은 경험은 메달 전선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였다. 다부진 돌파 능력과 골 결정력 등 그동안 보여준 기량을 잘 펼치면 분명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였다. 특히 김보경은 다음시즌부터 활약할 잉글랜드 무대에 강한 인상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다.
가봉전은 이들의 능력을 다시 한번 과시할 수 있는 무대다. 승리를 위해서 김보경-남태희의 활약이 필수다. 시원한 측면돌파로 중앙의 박주영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에게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역습시에는 돌격대 역할을 해야 한다. 가봉은 수비가 불안하다. 측면 수비수들이 스피드는 좋지만 중앙과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한다. 김보경-남태희가 측면을 허문다면 자연스럽게 득점 기회가 늘어날 것이다.
한국 축구의 트레이드마크는 역시 시원한 윙플레이다. 윙어는 유럽파의 보고이기도 하다. 기성용 구자철 등 유럽형 중앙미드필더들이 등장으로 무게 중심이 중앙으로 이동했지만, 과거 차범근을 시작으로 서정원 이청용 박지성 등 유럽에 진출한 윙어들은 국제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김보경-남태희는 한국 축구를 이끌어야 할 차세대 윙어들이다. 가봉전에서 이들의 활약을 지켜보자.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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